새 역사의 페이지를 넘겼다. 이제 신화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아시안게임 연속 무실점 신기록을 세운 이광종호가 전경기 무실점 금메달 신화에 도전한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광종호는 조별리그 3경기 및 16강, 8강, 4강전을 모두 무실점으로 마치고 결승에 올랐다. 지난 1954년 마닐라 대회에서 아시안게임에 첫 발을 내딛은 한국 축구가 대회 6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최다 기록은 1990년 베이징 대회와 2006년 도하 대회에서 세운 5경기였다. 두 대회 모두 8강까지 승승장구 했으나,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광종호 수비라인은 만점활약을 펼쳤다. 조별리그 최대 관문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넘긴 뒤 탄력을 받았다.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에서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면서 '스시타카'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태국과의 4강전에서는 2골차로 앞선 채 들어선 후반전 상대 공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무실점 승리를 얻었다. 중앙수비수 장현수(23·광저우 부리) 김민혁(23·사간도스)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좌우 풀백 김진수(22·호펜하임) 임창우(22·대전)가 공격 가담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비로 무실점에 기여 중이다. 더블 볼란치 박주호(27·마인츠)와 손준호(22·포항)의 수비 가담 및 공간 커버 역시 뛰어났다.
남은 것은 북한전 단 1경기 뿐이다. 북한은 더 이상 역습에 치중하는 수비적인 팀이 아니다. 뛰어난 조직력과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승승장구 했다. 특히 잔뜩 웅크렸다가 최전방 원톱을 향해 연결하는 긴 패스로 일관하던 옛 패턴을 버리고 빌드업을 통해 차분하게 공격라인을 끌어 올리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이번 아시안게임 성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측면 공간으로 길게 넘기는 패스로 수비라인을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패스에 맞춘 침투 타이밍 등 세밀한 모습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한국이 앞서 상대한 팀들에 비해서는 분명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호재는 있다. 5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이던 정인관이 이라크전에서 퇴장 당해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다. 그러나 리용익과 심현진, 리혁철 등 그동안 공격라인에서 맹활약 했던 선수드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결선 토너먼트부터 합류한 유럽파이자 박주호의 옛 동료 박광룡(바젤)은 주의가 요구된다. 이 감독은 북한전에서도 포백라인의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에 신중을 기하면서 중앙 제공권 장악과 측면 공간 커버 등 세밀한 부분을 다듬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일본, 태국전 등 이틀 간격으로 치른 승부 탓에 누적된 피로를 얼마나 빨리 털어내느냐가 관건이다.
90분의 승부 뒤엔 영광의 길이 펼쳐져 있다. 전경기 무실점으로 따낸 금메달의 가치는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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