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송은범이 가장 안타까웠다."
KIA 타이거즈의 2014시즌은 또 다시 좌절로 돌아갔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시즌 막판에는 최하위 추락의 위협까지 당했다. KIA의 '명가 부활'에 기대를 걸었던 많은 팬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일단은 잘 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 부상 때문에 좌절한 것이 컸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누구못지 않은 땀을 흘렸던 선수들이 뜻밖의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 못했다.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감독의 입장에서는 가장 아쉬운 상황이다. KIA 선동열 감독도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고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들을 안쓰러워하고 있었다. 특히 선 감독은 1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우완투수 송은범을 지목하며 "올 시즌을 앞두고 정말 열심히 훈련해서 기대를 참 많이 했었는데, 부상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팀내에서 가장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송은범은 이런 말을 충분히 들을 만 하다. 지난해 5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송은범은 올시즌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훈련을 했다. 원래 송은범은 훈련량이 많았던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를 앞두고서는 신인같은 마음가짐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선발 임무를 다시 맡은데다가 특히 올시즌을 치르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컸다.
이런 송은범에 대해 선 감독도 일찌감치 굳은 신뢰를 내비친 바 있다. 올해 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송은범이 올해 우리 팀의 키플레이어"라고 못박았다. 훈련 자세나 몸상태, 구위 면에서 가장 돋보인 덕분이다.
하지만 송은범은 막상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흔들렸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 보직을 맡았지만, 들쭉날쭉한 피칭을 했다. 5월17일까지 9경기(선발 7회)에 나와 3승4패를 거뒀는데, 평균자책점이 무려 7.71이나 됐다. 몸상태나 구위는 나쁘지 않았지만, 마운드 위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결과다. 당시 송은범은 "나도 이해가 잘 안된다. 너무 잘하려다보니 스스로 말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시련은 계속됐다. 시즌 8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5월23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회까지 깔끔한 모습을 보이다 3회에 돌연 어깨 부상으로 강판됐다. 이게 결정적이었다. 이후 송은범은 2개월 가까이 쉬다가 7월초에 복귀했지만, 부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11일까지 올시즌 26경기(선발 11회)에 나와 평균자책점 7.07에 4승8패로 부진한 성적만 남기고 말았다.
만약 송은범이 선 감독의 기대만큼 키플레이어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면 KIA도 지금보다는 좋은 성적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 송은범 역시 FA로서의 가치를 크게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선 감독이 아쉬워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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