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고졸 2년차 선수 오타니 쇼헤이(20)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오타니는 시속 160㎞를 던지는 투수면서 야수로서 타자까지 겸업하고 있다. 그는 고교 3학년 때인 지난 2012년에 일본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여름 고시엔대회 지역예선 준결승에서 160㎞를 던진 오타니는 그해 일본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고교 선수 중에서 일본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미국으로 간 경우가 없었기에 논란이 일었다. 워낙 미국 진출 의지가 확고해 많은 프로팀이 지명을 포기했지만 니혼햄은 망설이지 않고 오타니를 찍었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까지 나서 설득에 나섰고, 오타니는 결국 니혼햄에 입단했다.
니혼햄 유니폼을 입으면서 그는 투수와 타자 겸업을 선언해 다시 한번 일본 야구계를 뒤흔들었다. 투수와 타자의 분업이 이뤄진 현대 야구에서 주축 투수가 야수로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
오타니는 지난해 3월 29일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 8번-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니혼햄 역사에서 고졸 루키 외야수가 개막전에 선발로 나선 것은 54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투수로 그해 5월 23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 첫 선발등판했다.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신인 투수 첫 등판 역대 최고인 157㎞ 강속구를 뿌렸다.
오타니는 투수도 타석에 들어가는 센트럴리그 소속인 히로시마 카프와의 교류전에 선발 투수 겸 5번 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선발 투수가 클린업 트리오의 일원으로 출전한 것은 1963년 가지모토 다카오(한큐 브레이브스) 이후 50년 만의 일이었다.
첫해부터 수많은 화제를 뿌린 오타니는 데뷔 시즌에 13번 등판(선발 11번)해 3승, 평균자책점 4.23을 마크했다. 또 타자로 77경기에 나서 타율 2할3푼8리(189타수 45안타), 3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올해도 투-타 겸업을 이어갔다. 그리고 두 부문에서 모두 성공적인 활약을 했다.
투수로는 한층 성장해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로 올라섰다. 일본 역대 최고인 162㎞의 강속구를 뿌린 오타니는 24경기에 등판해 155⅓이닝을 던져 11승4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다승 5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179개로 3위에 올랐다. 타자로 8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4리(212타수 58안타), 10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10승-10홈런은 일본 야구 사상 처음이다.
분명 타자보다 투수로 더 유망한 듯하다. 일부 전문가는 오타니가 투수에 전념한다면 시속 165㎞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야구전문 주간지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오타니를 차세대 거물로 꼽았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11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1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5안타 3실점 호투를 펼치고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포스트 시즌 첫 승. 20세 3개월 만에 포스트 시즌 승리투수가 돼 역대 세번째 최연소 승리투수가 됐다.
그가 만약 니혼햄이 아닌 미국행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2년 만에 이렇게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을까. 일본 야구인들은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를 선택한 게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이야기 한다.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이 실현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 5년을 부상없이 좋은 모습으로 보인다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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