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한국에 온 지도 한달이 지났다. 아직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다 선보이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다만 그가 공식 석상에서 남긴 말을 살펴보면 어떤 식의 축구를 지향하는 지를 엿볼 수 있다.
우선 슈틸리케 감독은 '승리 제일주의'를 추구한다. 9월 8일 첫 기자회견에서부터 "승리하는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술은 승리를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그는 "어떤 날에는 티키타카가, 또 다른 날에는 공중볼이 승리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단 하나의 전술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과 코스타리카전에서 서로 다른 선발 명단을 내면서 선수들의 기용 가능 폭을 넓혔다.
물론 단 한가지 바꾸지 않는 절대신조는 있다. 바로 강한 수비다.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수비에 대한 언급을 빠뜨리지 않는다. 10일 파라과이전에서 2대0으로 승리한 뒤 슈틸리케 감독은 "6대3으로 끝나야 하는 경기였다"고 했다. 수비 불안에 대한 비판이었다. 14일 코스타리카전에서 1대3으로 진 후에는 "두번째 실점에 화가 났다. 하프타임 때 안정적으로 경기를 하자고 했다. 그럼에도 후반 시작하자마자 실점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강력한 수비에 대한 믿음은 훈련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공격 훈련은 카를로스 아르모아 수석코치와 신태용 코치에게 자주 맡겼다. 하지만 수비진에 대한 훈련은 자신이 전담했다.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다. 단 한번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과정의 중요함을 신봉하는 인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9월 8일 "매 경기 이길 것이라고 약속할 수는 없다. 다만 열심히 하겠다는 것은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9월 29일, 파라과이와 코스타리카와의 2연전에 나설 1기 멤버 발표자리에서는 "우리 팀은 0에서부터 시작한다. 지금보다 한 단계씩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라과이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야 상위 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의지와 사기를 높이는 데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코스타리카전이 끝난 뒤 "우리는 경기에서는 졌다. 하지만 패배자는 아니다"는 말을 남겼다. 이어 "오늘의 결과가 부정적이지만 우리 팀은 파워와 의지가 있다. 보다 더 노력할 수 있는 팀이다. 결과에 승복하고 앞으로 더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패배에 주눅들지 말고 자신만 믿고 따라오라는 메시지였다.
승리에 대한 열망, 강한 수비와 과정의 소중함에 대한 확고한 믿음, 선수들의 높은 사기. 슈틸리케 스타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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