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2연전에서 홈런 2~3개 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LG 트윈스의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였다. 조쉬 벨을 대신해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왔다지만, 정규시즌 경기력은 너무 형편없었다. 힘이 아무리 뛰어나도 맞히지 못하면 안되는게 야구다. 스나이더는 맞으면 넘어간다지만,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며 타석에서 맥없이 물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고 LG 입장에서 외국인 타자 카드를 아쉽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특히, 구장 규모가 작은 마산구장을 홈으로 쓰는 NC전이라 더욱 그랬다. 큰 경기는 승부처 큰 타구 한 방에 경기 양상이 바뀌기 마련. 양상문 감독은 스나이더발 '로또'를 기대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홈런을 때리지 못했지만 상상할 수 없던 스나이더의 알토란 같은 플레이로 LG는 1차전을 손쉽게 이겼다. 스나이더는 이날 경기 6번-중견수로 선발출전해 양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날카로운 우익수 방면 직선타구를 날리더니, 3회에는 2사 후 안타로 출루해 도루까지 성공했다. 그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에 당황한 NC 내야는 도루 저지 과정에서 실책을 저질렀고, 스나이더의 도루에 흔들린 NC 배터리는 김용의에게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6-0으로 앞서다 상대가 1점을 추격한 상황. 그 때 추격 의지를 꺾어버리는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스나이더는 8-1로 앞서던 5회에도 1사 후 안타로 출루해 1사 1, 3루의 득점찬스가 만들어지는 발판을 마련했다. 7회에는 뛰어난 선구안으로 볼넷을 얻어내기도 했다.
8회 12-2 스코어를 만드는 쐐기 적시타까지 때렸다. 스나이더는 이날 적극적인 컨택트 위주의 스윙과 주루 플레이로 찬스 메이커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힘은 원래 좋았다. 컨택트에 신경을 쓰자 타구들이 라인드라이브로 쭉쭉 뻗어나갔다. 장타는 아니지만 질이 훌륭한 안타들이었다.
6번 타순을 구멍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자체가 고무적이다. 스나이더가 이만큼의 활약만 해준다면 LG 타선의 짜임새는 완벽해진다. 중견수 수비도 시리즈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어깨가 약한 박용택을 대신해 스나이더가 중견수 자리를 지켜준다면, 1점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상대의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를 막을 수 있다. 또, 박용택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진다. 박용택은 1차전 솔로홈런 1개 포함,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신뢰를 얻은 것도 큰 부분이다. '아, 이제 우리도 제대로 된 외국인 타자와 함께 경기하는구나'라는 생각은 선수단을 들뜨게 한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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