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구리에서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던 한 선수의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그는 정식선수가 아닌, 신고선수였습니다. 하지만 돌고 돌아온 LG 트윈스에서 재기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모습이었죠. 바로 LG의 왼손 불펜투수 신재웅(32)이었습니다.
신재웅은 이듬해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 무대를 밟았습니다. 6년만의 복귀 후 두번째 등판, 첫번째 선발 경기에서 2176일만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렇게 신재웅은 시즌 중반 이후 꾸준히 선발 기회를 부여받고 5승(2패)을 올렸습니다. 그때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죠.
하지만 LG 골수팬들에게는 신재웅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2년차였던 2006년 8월 1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노히트노런 문턱까지 갔던 선수니까요. 9회 1사 후 신경현에게 안타를 맞고 기록이 깨졌지만, 끝까지 이를 악물고 던져 1안타 완봉승을 해냈습니다. 그날은 신재웅이 선발로 데뷔한 날이었지요. 2006년 스프링캠프 때 메이저리그 명투수코치인 레오 마조니가 '메이저리그 선발감'이라고 극찬한 일도 있어 LG 팬들의 기대는 매우 컸습니다.
선발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 하지만 그게 끝이었습니다. 그 1승을 끝으로 프로와 작별해야 했으니까요. 2006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박명환의 보상선수로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으나, 선발진 진입을 위해 의욕적으로 훈련하다 어깨를 다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는 그렇게 1년을 날리고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1년만인 2008년 말 자신의 이름은 방출선수 명단에 올라있었습니다.
신재웅의 고향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이 열리는 마산입니다. 공익근무도 마산에서 했지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신재웅에겐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 재활을 혼자 해내야 했고, 그 와중에 방출통보로 큰 상처를 받았죠. 낙담한 차명석 투수코치의 "다른 팀 생각말고 LG로 와라. 구단에 말해놓을 테니 열심히 몸 만들고 있어라"는 전화 한 통이 그에겐 한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힘들었던 마산에서의 기억, 신재웅은 그런 고향에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섰습니다. 선발 류제국이 헤드샷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퇴장당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번째 투수 윤지웅에 이어 5회말 2사 1,3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점수차가 있었지만, 급하게 몸을 풀고 추가실점 위기에서 오른 마운드. 하지만 신재웅은 씩씩하게 자기 공을 뿌렸습니다. 이종욱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친 신재웅은 6회도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마쳤습니다.
마운드에서 당당함 또한 돋보였지요.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올시즌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부활한 자신의 가장 자신 있는 무기, 직구가 19개의 공 중 15개나 됐습니다. NC 중심타자인 테임즈와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공 역시 직구입니다.
이튿날 만난 신재웅은 "아무래도 가장 자신 있는 공이라 던졌다"고 당당히 말하더군요. 고향인 마산에서 던지는 데는 특별한 느낌이 없다고 했지만, "마산에서 포스트시즌도 하고 고향이 정말 좋아졌다"며 싱글벙글 웃었습니다.
역시나 그를 둘러싼 취재진에게서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2007년 부상 이후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잠시 뒤 신재웅과 2011년 얘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재활을 하던 힘겨운 시간을 회상했습니다. "그땐 진짜 '괜찮다',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하고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못 돌아갈 것 같아요."
프로 선수들은 누구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수 차례 겪는 과정이지요. 하지만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재활 단계에서 무너지는 이들이 많습니다. 과거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신재웅, 그의 가을야구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홀로 보낸 3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
기성용, 카리나·윈터와 셀카 찍고 싶어 '안절부절'…"딸이 너무 좋아할 것 같아" -
"예전모습 별로 없어" 성동일 딸, 母판박이·47kg 뼈말라 무용수됐다 -
"이게 다 모유라고?" 김지선, 전용 냉동고까지 구비…시어머니 '곰국' 오해 -
홍이설, 허남준과 열애설에 결국 입 열었다…"대학 동기일 뿐, 좋은 동료" -
딘딘, 슬리피에 '800만원 결혼선물' 땅을 치고 후회.."어려서 화폐가치 몰랐다" -
"뜬금없이 둘째 낳아서"..이민우 母, 손주 독박육아에 분노 ('살림남') -
"엄마, 아빠 험담 좀 그만해"…함소원, 진화와 이혼 후 '위태로운 육아'에 전문가 일침 -
53세 주진모, '경사 심한' 오르막길 집 생활 고충.."민혜연♥ 지팡이 삼아 올라가"
- 1.스페인, "이강인 방출, 얼마나 멍청한 결정이었나" 분노...韓 에이스 월드컵에서 날뛰자, 또 맹비난 쏟아지는 라리가 구단
- 2.김민재 때문에 생애 첫 월드컵 폭망 위기, BBC 혹평 쏟아낸 분데스리가 골잡이, "패스도 제대로 못 받아" 혹평
- 3.'무득점' 손흥민 향한 충격 비판! "득점 감각 토트넘 시절 같지 않아"…멕시코 상대 '호쾌한 감아차기' 재현할까
- 4.'69분 교체에 상처' 손흥민 가슴아픈 한마디 "체코전에서 전 한 거 없어요"…레전드 선배와 동료들은 "숨은 주역" 엄지[과달라하라 현장]
- 5.잠실 전광판에 161㎞가 찍혔다...해설위원도 경악, 멀티이닝도 거뜬, "보여줄게 남았다"던 LG 괴물외인의 무력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