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현(21·제주)은 한국축구계에 드문 대형 스트라이커 유망주다.
1m89-89㎏의 압도적인 신체사이즈를 자랑한다. 여기에 유연성과 스피드, 헤딩력, 발재간까지 지니고 있다. 스트라이커가 갖추어야 할 모든 요건을 갖고 있다. 대형 유망주 답게 각급 대표팀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그를 지도한 모든 감독들이 아쉬워 하는 부분이 있다. 간절함이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현이는 좋은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는 모든 자질을 갖췄다. 하지만 더 발전하기 위한 열성,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에게 '게으른 천재'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김 현이 달라졌다. 계속된 벤치 신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엔트리 탈락이 그를 바꾸었다. 김 현은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선발도 못나서고, 기회도 적었다"며 "아시안게임도 내심 기대를 했지만 경쟁에서 밀렸다. 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더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마음속에서 '투지'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김 현은 개인운동량을 늘렸다. 박 감독의 지시에 따라 훈련 후 매일 슈팅과 하체를 집중 단련했다.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 현은 18일 포항전에서 결승 선제골을 터뜨렸다. 4월9일 전북전 득점 이후 6개월만의 골이었다. 무엇보다 골 장면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몸싸움으로 포항 수비를 제친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 현은 "무득점에 시달리며 팀과 감독님께 미안했다. 중요할때 골을 넣어서 기쁘다"며 "매일 점프와 스쿼트 훈련을 했는데 이 부분이 포항전에서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웃었다.
그는 '게으른 천재'의 꼬리표를 떼는 것은 '자신의 숙제'라고 했다. 김 현은 "이 지적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가 풀어야 할 몫이다. 꾸준히 노력하고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엔트리 탈락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이제 다 받아들였다. 같이 뛰던 형들이 좋은 성적을 내서 기쁘다. 매경기 놓치지 않고 지켜보면서 응원했다. 리우올림픽에는 꼭 나서고 싶다는 동기부여도 생겼다"고 했다. 그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은 '간절함'이었다. 더 많이, 더 좋은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김 현의 남은 목표는 제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그는 "올해 세운 개인적인 목표가 10골이었다. 솔직히 도달하기 힘들다. 팀적으로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꼭 뛰어보고 싶다. 내가 남은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을 수록 그 기회가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해보이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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