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전자랜드는 대기업팀들이 주름잡는 농구판에서 약자로 분류된다. 몇해 전에는 모기업이 어려워 한국프로농구연맹(KBL)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도 했다. 그후엔 다시 스스로 팀을 꾸려 나가고 있다. 그들은 돈싸움으로 굴지의 팀들을 이길 수 없다. 대기업팀들이 1년 예산으로 많게는 70억원을 쓸 때 전자랜드는 10억~20억원을 적게 투입하면서 버텨야 한다. 그러면서도 인천 농구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성적까지 내야 한다. 그 중심에 '작은 거인' 유도훈 감독(47)이 있다.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의 2014-2015 프로농구 경기가 2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전자랜드 포웰이 파울판정에 아쉬움을 표현하자 유도훈 감독이 어필하지 말라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잠실실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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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전자랜드는 대기업팀들이 주름잡는 농구판에서 약자로 분류된다. 몇해 전에는 모기업이 어려워 한국프로농구연맹(KBL)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도 했다. 그후엔 다시 스스로 팀을 꾸려 나가고 있다. 그들은 돈싸움으로 굴지의 팀들을 이길 수 없다. 대기업팀들이 1년 예산으로 많게는 70억원을 쓸 때 전자랜드는 10억~20억원을 적게 투입하면서 버텨야 한다. 그러면서도 인천 농구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성적까지 내야 한다.
그 중심에 '작은 거인' 유도훈 감독(47)이 있다. 2009~2010시즌 중반 전자랜드를 통해 첫 사령탑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롱런하고 있다. 지난해 4년 재계약에 성공, 이번 2014~2015시즌을 빼고도 두 시즌을 더 전자랜드를 이끌 수 있다.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의 팀 컬러를 하나로 정립해 버렸다. '강팀들도 어려워하는 까다로운 팀'이다.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걸출한 FA를 잡기도 부담스럽다. 국내무대 적응을 끝낸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이 주장을 맡고 있다. 이것도 특이 하지만 아주 잘 굴러가고 있다. 이현호는 플레잉코치로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팀의 얼굴 정영삼이 외곽을 책임지고 있다. 정병국 박성진 차바위 등이 성장세에 있다. 선수층도 두텁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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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진작을 위해 승리수당을 높게 걸 수도 없다. 그런 악조건에서도 전자랜드 선수들을 코트에서 몸을 던지도록 만든다.
전자랜드 구단 관계자는 그게 유도훈 감독의 힘이라고 말한다. 유도훈 감독은 지난 18일 KGC전에서 65대79로 완패하고 난 후 이런 말을 했다. "아직까지도 내 말이 안 먹힌다." 선수들에게 입이 마르도록 준비한 대로 하자고 얘기를 했는데도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던 것이다. 결과를 보면서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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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훈 감독은 모든 문제를 얘기를 통해서 푼다. 코트 위 훈련 시간 뿐 아니라 사석에서도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계속 역할에 대한 주문을 하고 자극을 준다.
한 명의 스타에게 의존하지 않고 모두가 한발씩 더 뛰어주는 팀 플레이를 강조한다. 그리고 고참과 신참을 구분하지 않고 기본에 모두 충실할 것을 주문한다.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의 2014-2015 프로농구 경기가 2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전자랜드 이현호가 4쿼터 막판 3점슛을 성공한 후 유도훈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실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0.20/
요즘은 스폰서 기업 발굴에 직접 나서 구단 운영에 도움을 주기까지 한다.
유도훈 감독은 "우리 같이 골밑에서 높이가 떨어지는 팀은 준비한 대로 선수들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상대를 잡기가 어렵다"면서 "많이 움직여야지 공격 찬스도 나오고 수비도 잘 된다"고 말했다.
유도훈 감독은 '만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칭찬하는 몇 안 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코트에서 맞대결하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말한다. 유도훈 감독은 사령탑 경험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매우 냉정하고 상황 판단이 빠른 편이다. 또 준비를 잘 하고 나온다. 한국농구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지도자인 건 분명하다.
전자랜드(3승1패)는 이번 시즌 2위(21일 현재)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 정규시즌 4위를 했다. 유도훈 감독은 대행이 아닌 정식 감독이 된 후부터 지난 시즌까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본 적이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