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이라고 불리는 선수들은 온갖 상황들을 겪어내면서 쌓아온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 이 노하우는 위기의 순간이나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빛을 발한다. 특히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LG 트윈스 '캡틴' 이진영에게도 그런 노하우가 있다. 이진영은 벌써 프로 15년차,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 번이나 경험한 베테랑이다. 이진영에게 타격 사이클이 급격히 떨어질 때의 해결책을 물었다.
일반적으로 타자들은 저마다의 타격 사이클이 있다. 타격감이 좋을 때와 나쁠 때가 마치 함수의 사인 곡선처럼 변한다. 좋은 타자일 수록 상승 곡선을 길게 그리면서 하향 곡선은 짧게 끊는 능력이 있다. 만약 하락 곡선이 깊게 오래 가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진영은 "나 역시도 아직은 특별히 타격 사이클이 하락세에 있을 때 해결 방법을 잘 모르겠다. 연습을 더 하기도 하고, 야구 생각을 아예 안해보기도 하지만 인위적으로 하락세를 끊기는 어렵다"는 솔직한 답변을 했다. 결국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간에 맡기는 건 장기간에 걸쳐 치러지는 페넌트레이스에서만 유용하다. 단기전으로 열리는 포스트시즌 때는 타격감이 상승세로 돌아오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이진영이 갖고 있는 노하우는 바로 이런 포스트시즌에서 타격 사이클이 저조할 때의 해법이었다.
이진영은 "포스트시즌 때 타격 사이클이 하락세에 접어들면 참 난감하다. 작년 플레이오프 때 내가 그런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진영은 2013 플레이오프에서 타율이 고작 1할4푼3리에 그친 바 있다. 이 당시의 경험을 통해 이진영은 포스트시즌 때 타격 난조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배웠다.
그의 방법은 이런 것이었다. "그럴 때는 잘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팀에 피해를 주지 않는 데 집중해야 한다. 괜히 병살타를 치거나 득점 찬스에서 삼진을 당하는 것보다는 주자를 한 베이스씩 보낼 수 있는 타격을 하는 게 낫다. 진루타를 쳐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요약하면 '팀 배팅'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타격 난조에 빠졌을 때 상당히 유용한 해법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스스로를 희생하더라도 팀이 승리하면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새로운 노하우를 발견한 이진영이 2014년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활약을 할 것인지 기대된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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