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판 승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공은 역시 둥글었다. 모두의 예상이 빗나갔다. 120분간의 연장 혈투와 승부차기가 끝난뒤 김학범 성남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더블(리그, FA컵 동시 우승)'을 노리던 최강희 전북 감독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성남이 약자의 반란을 일으켰다. 성남이 22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FA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성남은 11월 23일 서울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A컵 결승을 치른다.
김 감독은 중앙 수비수 이요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우는 등 두터운 수비벽을 내세워 전북의 막강 화력을 막아섰다. 0-0으로 경기가 지속되자 후반 35분에는 5백을 앞세워 지키기에 돌입했다. 120분간 두 팀은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하지 않은 성남의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를 마친 김 감독은 전북에 미안함을 전했다. "전북에 미안하다. 전북이 우리때문에 2관왕에 도전하지 못하게 됐다."
승리의 원동력으로는 선수들의 끈질김과 체력 꼽았다. 그는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그동안 선수들이 자신감이 상실된 플레이로 하위권까지 내려왔는데 오른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찾게 됐다"면서 "우리 팀에 없었던 끈질김이 많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예전과 달리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올라와 있다. 그전에는 65분 뛰면 걸어다녔는데 지금은 120분을 뛴다. 훈련보다 정신력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
결승 상대는 성남이다. 성남은 이번에도 전력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전북을 무너뜨렸듯이 또 한번의 기적을 꿈꾼다. 그는 "단판 승부는 의외의 변수가 많다. 서울이 올라갔다고 해서 개의치 않는다. 서울의 공격력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단판 승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변을 예고했다.
전주=하성룡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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