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준의 재발견이다.
시작은 모델이다. 1m87의 늘씬한 키에 선굵은 이목구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상백 컬렉션, 스티브 제이 앤 요니 피, 가스파트 유르키에비치 컬렉션 등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런 그가 연기자로 전향한 것은 2011년 단막극 '화이트 크리스마스'부터다. '모델 출신 연기자'에게 늘상 따라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겠지만 성준은 '내게 거짓말을 해봐', '닥치고 꽃미남 밴드', '구가의 서', '로맨스가 필요해3', 영화 '무서운 이야기2', '명왕성'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채워갔다. 3년 동안 1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는 건 이례적인 성장세다. 이 인기 비결에 대해 그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남들보다 솔직한 것 같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고 아는 건 안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나는 호불호가 갈리는 듯"이라며 웃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새 월화극 '연애의 발견'을 통해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완벽하게 뗐다. '연애의 발견'은 옛 남친과 현재 남친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자의 마음을 그린 리얼 연애 스토리다. 성준은 극중 '현재 남친' 남하진 역을 맡았다. 남하진은 외모, 스펙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엄친아 성형외과 전문의다. 항상 여자친구를 배려하고 져주는 차분하고 자상한 캐릭터다. 또 옛 남친 강태하(에릭)과의 재회에 흔들리는 여자친구 한여름(정유미)을 보면서 최대한 인내하고 감싸주려 했던 속깊은 남자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에 여성팬들은 성준을 '벤츠'에 비유하기도 했다. 결국 남하진을 버리고 옛 남친에게 돌아간 한여름을 두고 "벤츠 버리고 똥차 탔다"는 말을 퍼부었을 정도. 이 결말에 대해 성준은 "어떤 면에선 만족한다. 캐릭터에겐 성장 코드가 되지 않았나 싶어 만족되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한여름이) 나한테 왔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면 유난히 달달한 캐릭터가 많다. 정유미 윤은혜 등 '연상녀'들과 주로 호흡을 맞췄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연상녀'와의 연기 호흡은 문제가 없지만, '로맨틱가이'란 수식어엔 상당히 쑥쓰러워 하는 성준이다. "실제로는 그런 연기가 낯 간지럽다. 부담스럽다. 달달한 건 잘 못 참는다"는 설명.
아무리 '쿨가이'라고는 하지만 25세 청년이다. 쓸쓸한 가을날 연애물까지 찍었으니 연애 세포가 깨어나진 않았을까. 성준은 "아무래도 큰 스캔들이 있고 나서는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약간 일편단심형이라 20대 초반 연애가 마지막이다. 그 다음엔 소개받고 한 적도 있었는데 잘 안됐다"고 전했다. 요즘 대세라 하는 '공개 연애'에 대해서도 "아직 생각 안해봤다"며 쿨한 반응이다.
로맨틱 코미디물로 2연타를 기록하면서 로맨틱가이 이미지가 남긴 했지만, 앞으로 그가 보여줄 연기는 무궁무진하다. 성준은 "캐릭터 욕심보다는 작품 욕심이 있다.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다기 보다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점점 더 잘 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졌으면 좋겠다. 한번에 좋은 캐릭터 만나 뜨는 건 개인적으로는 좀 안 좋을 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매사에 솔직한 사람이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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