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꺼내든 소사 카드는 결국 실패였다.
넥센은 27일 목동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소사를 내세웠다. 염경엽 감독이 밴헤켄이 아닌 소사를 1차전 선발로 선택한 것은 그의 빠른 피로 회복 속도 때문이다. 1차전 등판 후 3일을 쉬고 4차전 등판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시즌 막판부터 넥센 투수들 가운데 구위가 가장 좋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날 경기전 염 감독은 소사의 투구수에 대해 "100~110개 정도를 생각한다. 6이닝 3실점으로 막아준다면 승산이 높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단 조건이 있었다. 뛰어난 구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구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소사는 5회를 넘기지 못했다. 1-3으로 뒤진 5회초 1사 1,3루서 조상우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84개였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올리지 못하는 바람에 불펜진을 앞당겨 쓸 수 밖에 없었다. 4⅓이닝 6안타 5볼넷 3실점.
역시 제구력이 불안했다. 1회초 출발은 괜찮았다. 선두 정성훈에게 유격수 깊은 쪽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김용의를 좌익수플라이로 막아낸 뒤 박용택을 150㎞짜리 직구로 1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2회부터 조금씩 제구력 불안을 드러냈다. 2사후 좌타자 스나이더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오지환 역시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허용했다. 최경철을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2회에만 23개의 공을 던졌다.
3회 들어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두 손주인과 정성훈에게 잇달아 볼넷을 허용한 소사는 김용의를 투수 내야안타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번트에 대비했던 넥센 내야진이 베이스커버를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공을 잡은 소사는 어느 곳으로도 던질 수 없었다. 이어 박용택에게 좌적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계속된 무사 만루. 이번에는 좌타자 이병규에게 좌중간을 빠지는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째를 기록했다. 2루주자 김용의를 홈에서 잡고, 상대 1루주자 박용택과 타자주자 이병규의 주루 미스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 2사 2루가 된 상황에서 이진영을 1루수 땅볼로 잡고 겨우 이닝을 마쳤다.
1-2로 뒤진 4회에는 선두 스나이더에게 우월 홈런을 얻어맞고 3실점째를 기록했다. 초구 138㎞짜리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높은 코스로 몰렸다. 염 감독이 염려했던 바로 그 코스다. 5회 들어서는 1사후 김용의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박용택에게 가운데로 몰리는 148㎞짜리 직구를 던지다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1사 1,3루. 넥센 벤치는 더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소사의 국내 포스트시즌 데뷔 등판. 직구 구속은 141~158㎞를 찍어 문제는 없었지만, 역시 제구력이 발목을 잡았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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