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넥센 구단 안팎에서는 손승락이 선발로 보직을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넥센은 밴헤켄과 소사를 빼면 국내 토종 투수 가운데 믿을만한 선발 자원이 없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최소 3명의 선발투수로 이번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인데, 3선발 요원을 물색하다 마무리 손승락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과연 그럴까. 염 감독은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손승락이 이번 시리즈에서 선발로 던질 가능성은 "10%"라고 잘라 말했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야기다. 염 감독은 "상대가 LG와 NC, 어느 팀이 되든 플랜을 가지고 훈련을 했다. 손승락 선발은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결정할 것이다. 게임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 "포스트시즌에서는 쓸 투수들이 한정돼 있다. 연장도 15회까지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손승락이 길게 던질 수 있다. 반드시 선발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1~2이닝만 맡길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염 감독은 "여러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한현희와 조상우 손승락으로 뒤를 맡길 것이다. 연장을 생각했을 때 손승락이 마지막 4~5이닝을 던질 수도 있기 때문에 선발처럼 준비를 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가능성이 10%라고 한 만큼, 손승락이 선발로 나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소사에게 1,4차전, 밴헤켄에게 2,5차전을 맡길 계획이다. 문제는 3차전인데, 토종 선발요원 중 한 명을 쓸 공산이 크다. 더구나 1,2차전서 손승락의 투구수가 많을 경우 3차전 선발 등판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실제 손승락이 선발로 나선 것은 지난 2006년 10월 2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마지막이다. 무려 8년전의 일이다. 이후로는 마무리로 변신해 길어야 2~3이닝을 투구했다. 올시즌 가장 길게 던진 것은 2이닝으로 그것도 두 차례 밖에 없었다. 정규시즌 종료후 투구수를 늘렸다 해도 분명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기용법이다.
염 감독이 손승락의 활용법을 설명하는 동안 옆에 앉아있던 LG 양상문 감독이 선수단 대표로 나온 옆자리 봉중근에게 사인을 보냈다. 봉중근도 마무리 투수이기 때문에 양 감독이 흥미로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양 감독은 봉중근을 바라보며 "너도 준비돼 있지?"라며 웃음을 지어보인 뒤 "(경험상)봉중근도 손승락만큼 많이 던졌다. 승리에 대한 목마름이 있기 때문에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닝에 대한)기대를 한다"며 원칙적인 이야기만 했다. 즉 마무리 이상의 역할은 준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 올해 봉중근은 최다 투구이닝이 2⅓이닝으로 두 차례 있었다.
봉중근은 이에 대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많이 던지지 않았고, (이닝에 대해)준비는 못한 편이지만 던질 수 있을 때까지 던지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손승락과 봉중근. 정규시즌서 각각 32세이브와 30세이브를 올리며 이 부문서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팀승리를 잘 지킬 것인가와 함께 길게 던질 수 있는 능력도 과시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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