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우완 조상우(20)는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다. 필승계투조의 한 축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나와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선발투수 바로 다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선발이 조기에 무너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승부처라는 판단이 들면, 어김없이 조상우가 마운드에 오른다. 하물며 한 경기, 한 경기의 비중이 큰 포스트시즌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상우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가졌다. 처음 겪는 큰 무대. 하지만 조상우는 전혀 떨지 않았다. 28일 2차전에 앞서 만난 그는 "평소와 기분은 비슷했다. 그냥 포스트시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규시즌 때 LG라는 팀과 한 경기를 치른다고 생각했다. 크게 긴장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고 말했다.
첫 포스트시즌. 조상우는 야구가 더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팀에서 중책을 맡았음에도 부담감보다는 평소처럼 즐기고, 배우려는 의젓한 모습이 엿보였다.
조상우는 두번째 투수로 나와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 투구수 역시 많다. 염경엽 감독은 45~50개까지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30개 안팎에서 끊어주려고 하지만, 팀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조상우가 길게 막아줘야만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인다.
조상우는 이에 대해 "경기할 때는 이닝이나 투구수 같은 걸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경기가 끝나면 '오늘 많이 던졌구나' 생각하는 정도"라고 했다. 이어 "'7회를 내가 무조건 막겠다'는 그런 생각보다 올라가서 편하게 던지자고 마음 먹는다"고 덧붙였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법도 자연스레 깨달았다. 조상우는 "올해 부상 이전에는 힘으로 했다. 하지만 다치고 나서 복귀한 뒤로는 완급조절이 조금씩 됐다. 주자가 나가면 전력으로 던지고, 없을 땐 조금 살살 던지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상우는 1차전 때처럼 마운드에서 좋아했던 것도 처음인 것 같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스무살 청년 조상우에겐 남다른 '어른스러움'이 묻어났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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