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타선이 강하다는 것은 특정 타자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올시즌 넥센은 팀홈런 199개로 9개팀 중 가장 많았다. 홈런 1,2위를 차지한 박병호와 강정호가 합계 92개의 홈런을 때리며 타선을 이끌었지만, 그들 말고도 장타력을 지닌 타자들이 즐비하다. 특히 대타 요원들 가운데 가공할 펀치력을 지닌 타자들이 넥센 타선의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윤석민이다. 지난해 말 두산 베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은 윤석민은 올시즌 지명타자 또는 대타 요원으로 맹타를 터뜨리며 타선의 파워를 한껏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도 염경엽 감독은 윤석민의 쓰임새에 대해 중요한 순간,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후보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은 1-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2루서 대타 이성열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뒤 계속된 1사 2,3루서 대타 윤석민을 투입했다. 상대투수는 오른손 정찬헌. 윤석민은 1,2구를 볼로 고른 뒤 3구째 바깥쪽 145㎞짜리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타구가 파울라인과 일직선을 이루며 포물선으로 날아가다 우측 파울 폴대 안쪽으로 훌쩍 넘어가자 3루쪽 넥센 응원석은 팀의 상징인 자주색 깃발과 분홍색 막대 풍선으로 들끓었다. 스코어는 5-3으로 뒤집어졌다. 조상우 손승락 한현희 등 넥센의 막강 불펜진을 감안하면 윤석민의 역전 홈런은 승리를 예감케 하는 통쾌한 한 방이었다.
윤석민이 포스트시즌서 홈런을 친 것은 두산 시절인 2012년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터뜨린 솔로홈런 이후 생애 두 번째다. 윤석민은 6회말 홈런을 친 뒤 7회초 수비때 포수 허도환으로 교체됐다. 2년만에 밟은 가을잔치 첫 무대에서 단 한 번의 등장만으로도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한 셈이다.
목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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