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바뀌면 사람이 바뀌고 분위기가 바뀔 수 밖에 없다.
한화 이글스가 김성근 감독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기존 코칭스태프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한화는 이미 지난 27일 '김성근 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김광수, 박상열 전 고양 원더스 코치와 타격 담당 아베 오사무 일본인 코치를 영입해 수석-투수-타자 등 주요 보직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전임 김응용 감독과 함께 했던 김종모 수석코치를 비롯해 신용균 이선희 불펜코치, 오대석 강석천 수비코치, 이종범 작전코치, 송진우 투수코치, 조경택 김기남 배터리코치 등이 팀을 떠나게 됐다.
이글스의 '적통'이라고 할 수 있는 송진우 강석천 조경택 코치 등이 재계약을 하지 못한 것이 눈에 띈다. 그런데 지난 29일 또 한 명의 한화 레전드 출신인 정민철 투수코치가 팀을 떠나기로 했다. 당초 정 코치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명단에 포함돼 29일 함께 출국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 코치는 이날 대전구장 구단 사무실에 들러 팀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김성근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한화에서 물러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정 코치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지만, 팀에서 한발 물러나 좀 더 배우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떠나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팀에서는 젊은 투수들 지도에 애정을 쏟아온 정 코치가 필요한 만큼 재계약 의사를 전하며 마무리 캠프 참가를 기대했지만, 지난 2년간 투수진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구단에 따르면 정 코치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 너무 안에만 있다 보니 야구를 넓게 보지 못하는 것 같다. 밖에서 공부를 하며 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일단 지금은 쉬고 싶은 마음이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현재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코칭스태프는 새로 영입된 김광수 박상열 코치, 아베 코치 말고도 신경현 임수민 김종수 코치가 있다. 한화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코치는 이제 장종훈 코치 밖에 남지 않았다. 예상됐던 바다. 한화 구단은 근본부터 체질 개선을 이루고 선수들에게 철저한 승부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고 했다. 김 감독 역시 취임식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정신 개조를 주문했다.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되려면 김 감독과 뜻이 맞는 인사들이 들어와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정 코치의 경우 재계약 의사를 받고도 23년간 몸담은 팀을 떠나야 하는 힘든 결정을 하게 돼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 밖에 없다.
정 코치는 지난 1992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해 1999년까지 8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는 등 에이스로 활약했고,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2년간 몸담은 뒤 2002년 돌아와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히 지켰다. 2009년을 끝으로 은퇴한 정 코치는 곧바로 지도자로 변신해 지난 3년간 한화 후배들 지도에 열과 성을 다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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