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정규리그 33경기를 되돌아보면, 결국 답은 정신력에 있었다. 운명을 바꿔놓은 것은 '절실함'의 차이였다.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행 막차를 탄 울산 현대 얘기다. 울산 선수들은 스플릿 시스템이 가동되기 전 마지막 두 경기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간절하게 바라면 꿈은 이뤄진다'라는 격언을 제대로 경험했다. 특히 26일 성남전에서 일궈낸 '11분의 기적'에 더 놀란 것은 선수들이었다. 1-3으로 뒤지고 있던 후반 28분부터 39분까지 내리 세 골을 터뜨리며 4대3의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 6위를 사수해냈다.
선수들만큼이나 감독도 상위 스플릿 진출이 간절했다. 세리머니에서 간절함을 엿볼 수 있었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후반 39분 박동혁의 결승골이 터지자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들어올리는 일명 '벌서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어 박동혁을 와락 껴안았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뜨거운 눈물도 흘렸다. 하나로 똘똘 뭉쳐 '축구명가' 울산의 자존심을 지켜준 선수들에게 전하는 고마움의 눈물이었다.
운명의 시계는 또 다시 돌아간다. 이제 5경기가 남았다. 울산의 목표는 재설정됐다.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행 티켓 획득이다.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 3위 포항과의 승점 8점차다. 그러나 현실은 어둡다. 포항이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는 이상 산술적으로 이뤄내기 힘든 목표다. 또 한 번의 절실함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킬 시점이다.
선수들이 하나로 더 뭉쳐야 할 이유가 또 있다. 전력이 더 약화됐다. '수비의 핵' 이 용과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이 호가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 용은 성남전에서 후반 중반 김동희과 헤딩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코뼈가 부러지고 눈두덩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했다. 27일 수술을 받았지만,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 호도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다. 출전이 어려워 보인다.
'이 대신 잇몸'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조 감독도 힘든 현실을 인정했다. "스플릿에 돌입해도 스쿼드에 큰 변화를 줄 수 없다." 하지만 어두운 이면에는 희망도 피어오른다. 시즌 내내 괴롭혔던 골결정력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조 감독은 "따르따에게 공격포인트를 기대하고 있다. 또 유준수가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잘해주면 자연스럽게 양동현도 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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