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의 선택. 분명 롯데 자이언츠가 이종운 신임 감독을 선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종운 신임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책임져야 할 일. 바로 선수단 분위기 수습이다.
롯데는 31일 이종운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총액 8억원에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신임 감독은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로 89년 롯데에 입단해 97년 한화 이글스로 이적할 때까지 9시즌 롯데에서 뛰었다. 이후 이 감독은 2003년 모교 경남고 감독으로 부임해 선수들을 지도하다 지난해 롯데 코칭스태프로 합류했다. 올시즌 후반기 1군 작전주루코치를 맡았다.
롯데는 현재 야구가 중요한 팀이 아니다. 최악의 구단 분위기다. 프런트와 선수단 사의의 불신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고, 팬들은 프런트 사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누구 하나 잘한 사람들 없다. 프런트든, 선수단이든 사죄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 감독이 팀을 재건할 적임자로 판단됐다. 이 감독은 평소 선수단과의 소통 능력이 좋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특히,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넣어주는 롯데 내 몇 안되는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일단,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야구를 할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 논란이 된 코칭스태프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택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팀 내 사정을 잘 알면서도, 그 부분을 바탕으로 하루 빨리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리더가 필요했다.
선수단 내에서도 이종운 감독 선임 분위기가 감지됐을 때 환영의 뜻을 나태나기도 했다. 평소, 감독과 불화를 일으키고 구단의 연결 고리로 낙인 찍혔던 코칭스태프에 비하면 훨씬 좋은 분위기 속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 감독은 독이 든 성배, 아니 독이 곱배기로 든 성배를 받아들었다. 지금은 야구로 무언가 포부를 보여줄 때가 아니다. 일단, 지금의 분위기를 수습하는게 가장 먼저다. 어떻게 보면 정말 큰 짐을 짊어지게 됐다. 중요한 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본인이 감독직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외부 시선들이 롯데에 뭘 원하는지를 파악하는게 급선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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