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는 무조건 투입한다. 이 경험이 선수를 강하게 만들 것이다."
이제 프로 2년차의 20세 선수. 그리고 포스트시즌 뿐 아니라 1군 풀타임이 처음인 투수. 이 투수가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팀의 키플레이어가 됐다. 그리고 성공적인 역할 수행이 전망된다. 20세의 선수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이는 어떤 또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을까. 과연 이 선수가 어디까지 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넥센 히어로즈 필승 불펜 조상우의 성장세가 무섭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는 조상우의 어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리즈다.
올 정규시즌 6승 2패 11홀등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넥센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킨 조상우. 포스트시즌에서는 그 역할이 더욱 막중해졌다. 염경엽 감독이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 3명, 계투 3명 만 사용하는 극단적인 투수 운용을 하는 가운데, 그 계투 3명 중 1명이 조상우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조상우의 역할이 막중하다. 1차전만 봐도 알 수 있다. 염 감독은 2-2로 양팀이 팽팽히 맞서던 7회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등판. 하지만 조상우는 떨지 않았다. 2이닝 탈삼진 3개 포함 무실점 호투. 강정호가 8회 결승 투런포를 때려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단순히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 아니다. 경기 후 염 감독의 말을 들어보면 왜 조상우가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조상우에 이어 9회 마무리 손승락을 투입했다. 한현희도 있지만, 한현희는 연장에나 투입을 생각했다. 상대 타순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손승락은 9회 2번 박한이부터 채태인-최형우-박석민 등 삼성의 강타자들을 상대했다. 염 감독은 이들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한현희를 이번 시리즈에서 웬만하면 투입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시 말해, 한현희는 박석민 이후 하위 타선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면 승부처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뜻. 그렇게 되면 마무리 손승락을 남겨놓고,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이 타자들을 막을 투수는 조상우 뿐이라는 얘기다. 염 감독은 "1차전 조상우에게 2이닝을 맡겼는데, 이닝보다는 투구수에만 집중했다. 때문에 2차전 등판도 문제 없다. 승부처에서 조상우를 또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조상우는 이날 25개의 공을 던졌다. 25개는 염 감독이 경기 전 책정한 맥시멈 투수수였다.
조상우에게는 운명의 2차전이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호투하고, 곧바로 이어진 2차전 패대기 공을 던지는 등 부진했다. 상대팀에서는 "이틀 연속 던지니 이틀째 공이 확실히 안좋았다"라는 얘기를 했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그래도 한국시리즈 2차전 조상우가 필요하면 무조건 쓴다"라고 하며 "이런 경험들 모두가 조상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20세의 투수가 팀 내에서 이렇게 중요한 선수로 부각되고 있다. 아직은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처럼 안정감을 주지는 못하지만, 오히려 이런 경험을 일찌감치 쌓았을 때, 이 선수가 어디까지 커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질 정도다. "한국시리즈라고 특별히 떨리지 않는다"라고 당차게 말하는 조상우. 이번 한국시리즈는 자신에게도, 팀에게도 중요하다. 일단, 팀은 조상우의 활약 속에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릴 수 있고, 본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되는 과정에 놓여있다고 보면 된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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