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안 좋을 때 어떻게 할 지 알아야 되는데…."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소사는 '복덩이'였다. 지난 5월 나이트의 대체 선수로 한국 무대에 복귀해 10승2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하고, 승률왕(8할3푼3리)을 차지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땐 1차전 등판(4⅓이닝 3실점) 후 3일 쉬고 4차전에 또다시 마운드에 올라 6⅓이닝 2실점하며 넥센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부족한 선발진에 숨통을 틔워준 이가 소사였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1선발로 나선 소사는 한국시리즈 2차전 전까지만 해도 넥센을 구한 '영웅'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로 기세를 올린 넥센은 2차전에 소사를 내보냈다. 이번엔 4일 휴식으로 인해 더욱 기대가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소사는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삼성 상대 약점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지고 말았다. 올해 소사는 정규시즌 때 삼성전 3경기서 승패 없이 18이닝 1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소사의 2차전 부진을 두고 "아무래도 대구에서 삼성과 좋지 않았던 게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욕심'이었다. 소사의 넥센 합류 이후부터 꾸준히 지적되던 문제였다.
염 감독은 "본인이 욕심을 부린 측면도 있다. 힘을 쓸 때 써야 하는데 세게 던지려 하니 왼쪽 어깨가 금방 움직였다. LG와의 플레이오프 때와는 공이 달랐다. 같은 높은 공이라도 볼끝이 없으니 정타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사는 절친한 나바로에게 무리하게 정면승부를 펼치다 투런홈런을 맞는 등 수싸움에서 아쉬운 모습을 노출했다. 전체적으로 공이 높게 제구됐는데 힘을 쓰는 데 있어 밸런스의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염 감독은 소사에게 좋지 않았을 때 수정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1회 때 좋지 않으면, 2회 때 달라져야 하는데 소사는 그게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좋지 않았을 때 다음 이닝에 달라져야 좋은 투수다. 근데 생각만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바꿀 지 알아야 한다. 그걸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이 말한 방법은 이렇다. 예를 들면, '공이 높게 들어가니, 낮게 던져야지'라는 기초적인 생각이 아니라, '포수의 다리를 보고 던져야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사 역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염 감독은 "그걸 해내면 톱클래스가 될 것이다. 소사에게 조치를 취했으니, 5차전에서 지켜보겠다. 5차전 결과가 좋으면, 소사를 나머지 경기에 쓸 수도 있다"며 소사에 대한 변함 없는 믿음을 보였다. 5차전 선발로 호투한다면, 남은 경기에서 중간계투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사는 5차전에서 삼성의 에이스 밴덴헐크를 상대한다. 밴덴헐크는 1차전에서 6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두 강속구 투수의 불꽃 같은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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