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 됐나요?"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10일 잠실구장. 5차전부터는 양팀의 홈구장인 대구, 목동구장이 아닌 중립 경기장인 잠실구장에서 경기가 열리게 됐다.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과 선수들은 "매진이 됐느냐"며 만원 관중 여부에 관심을 보였다. 보통, 경기 전 외야 관중석이 개방된 후 관중이 차는 모습으로 매진 여부를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는데, 5차전이 열리기 전 그렇게 많지 않은 관중이 외야석을 채우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마 류 감독과 삼성 선수들은 대망의 한국시리즈지만 매진이 되지 못할 상황에 걱정을 하며 질문을 던졌던 것은 아닐까.
이변(?)은 없었다. 5차전 잠실구장은 입장권이 남았다. 이날 양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잠실을 찾은 관중은 총 2만3257명. 포스트시즌 잠실구장은 2만5000장의 티켓을 판다. 매진까지 1143명이 부족했다.
치욕이라면 치욕이다. 프로야구 한 시즌 가장 큰 축제다. 웬만하면 매진이 되고, 매진을 넘어 표 구하기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올시즌은 조용했다. 이날 매진 무산으로 한국시리즈 연속 경기 매진 기록은 42경기에서 중단됐다.
1만석, 1만500석의 대구, 목동구장을 가득 채우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2만5000석의 잠실구장 경기가 시작되자 곧바로 한계를 드러냈다. 냉정히 말해, 5차전부터 매진 기록이 중단될 수 있다는 걱정의 시선이 많았다. 일단 매치업이 가장 큰 문제.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나 전국구 인기 팀인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등이 한국시리즈에 올랐다면 어느 팀과 맞붙어도 매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창단한지 얼마 되지 않아 팬층이 그렇게 두텁지 못한 넥센의 티켓 파워가 부족했다. 삼성도 할 말이 없었다. 삼성도 전통의 강호이지만, 서울 팬 동원력은 다른 인기 구단들에 비해 떨어진다. 이날 경기 3루쪽 외야석, 삼성 구역에도 빈자리가 군데군데 발견됐다. 오히려 넥센 팬들이 기대 이상으로 잠실구장을 메워줬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이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여파로 한국시리즈가 늦게 열렸고, 이로 인해 추워진 날씨도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우리가 응원하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면 영하의 날씨가 대수냐"라고 말하는 인기팀들의 팬들이 있어, 날씨 문제는 핑계로 전락할 수도 있다.
물론, 매진은 되지 않았어도 대구, 목동에 비해 1만명 이상의 관중이 더 찾았기에 더 많은 팬들이 야구를 직접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좋다. 입장수익도 늘어난다. 하지만 큰 잔치 매진 기록도 흥을 돋우는 요소 중 하나다. 확 김이 빠질 수 있다.
다시 중립 경기에 대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기 시작한다. 한 시즌 동안 열심히 응원해준 홈팬들이 직접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단 2경기 뿐이다. 여기에 경기를 하는 선수단도 어색함에 불편하다. 특히, 홈팀들이 사용하는 1루 덕아웃을 사용하는 넥센은 더욱 그렇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기에 괜찮다"라고 하지만 작은 차이 하나가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게 야구다.
결국, 입장수익 문제만 아니라면 여러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들의 홈팬들이 경기 관람의 기회를 누리는게 맞다. 굳이 '흥행 실패' 한국시리즈로 쭉 이름을 남길 필요가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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