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이 단순한 조회나 이체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예금·대출 등 본격적인 은행 업무로 옮겨가고 있다. 가장 까다롭고 복잡하다던 주택담보대출까지 모바일로 대출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뱅킹 전용 상품의 저비용 구조를 토대로 각종 우대혜택을 제공,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수신상품들의 잔액이 이미 조 단위를 넘어섰다. KB국민은행의 스마트폰 예금 상품의 가입 잔액은 1조7892억원(15만3972좌)에 달한다. 우리은행의 스마트폰 전용 예금상품 3종의 잔액도 총 9974억원(7만2161좌) 수준으로, 곧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내년 초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아파트론'(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에 가입하려면 소득, 직장, 대출 대상 아파트 등의 필수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입력해야 한다. 우리은행 상담원은 모바일로 이를 확인하고 대출심사시스템을 통해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고객이 최종 대출 가능금액과 조건에 동의하면 대출약정서와 근저당 설정 계약서 또한 모바일로 작성된다. 집을 새로 사려면 은행을 방문해 저당권 설정을 해야 하지만, 기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 은행 방문조차 필요 없다.
하나은행이 지난 8월 내놓은 '원클릭 모기지론'이 전화로 상담하고 대출에 필요한 서류는 팩스로 받는 등 '모바일+오프라인' 성격의 주택담보대출이었다면, 이 상품은 순수 모바일 대출인 셈이다.
국민, 신한은행 등 다른 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세대출 등 용도에 맞는 모바일 대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대출 상품 확산에 힘을 쏟는 것은 일종의 위기의식 때문이다. 카카오톡이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듯 돈을 보낼 수 있는 '뱅크월렛 카카오'를 출시하는 등 은행과 비은행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모바일 금융거래가 급속히 확산되는 시대적 조류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아직은 예·적금 부문에 비해 대출 부문의 모바일 의존도는 시작단계지만 모바일 대출은 빠른 시간 안에 일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의 모바일 라이프스타일과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연 3%대 초중반인데 반해 우리은행의 모바일 주택대출 상품은 연 2%대 후반으로 금리 이익도 크다. 모바일 뱅킹에 대한 대비가 은행의 경쟁력이 될 시간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많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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