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최초로 간기능 보조 시스템인 바이오 인공간을 이용한 급성 간부전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석구·권준혁·김종만 교수팀은 지난 10월 13일 B형 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으로 4등급 간성뇌증(혼수상태)에 빠진 54세 남성 환자에게 바이오 인공간 치료를 시행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인공간은 돼지의 간세포를 이용하여 환자의 혈액에 축적된 독성 물질들을 제거하고,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응고인자 등을 공급함으로써 환자의 간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를 말한다.
이 환자 역시 11시간에 걸쳐 바이오 인공간 시술을 받은 뒤 상태가 안정화되자 10월 16일 외과 김종만 교수의 집도하에 뇌사자 간이식을 받고 11월 5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석구 교수팀의 이번 성공은 급성 간부전 환자 치료의 골든타임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급성 간부전이란 간질환의 병력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서 심한 간 기능 손상이 빠르게 진행하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체내에서 생성된 암모니아가 간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뇌로 운반돼 환자를 혼수상태에 빠트리는 간성뇌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간성뇌증이 동반된 급성 간부전은 생존율이 10~2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며, 유일한 해결책은 간이식이다.
그러나 국내 여건상 빠른 시일 내에 응급 간이식을 받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 난관으로 꼽혀왔다. 또 간이식을 받더라도 수술 전 대기기간이 길면 길수록 망가진 간이 해독하지 못해 쌓인 독성물질이 뇌손상을 일으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였다.
하지만 이번에 바이오 인공간 시술이 성공함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됐다.
바이오 인공간 시술이 급성 간부전 환자의 간이식 대기기간 동안 뇌병증을 완화시키고,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적인 가교적 치료(bridging therapy)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이번에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바이오 인공간을 시술받은 환자 역시 뇌병증의 중증도가 개선되었으며, 암모니아의 혈중 농도가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앞으로 연구결과에 따라 궁극적으로 급성 간부전 환자의 간기능이 스스로 회복될 때까지 바이오 인공간이 간 기능 전부를 대신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석구 교수는 "급성 간부전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며 "장기기증자가 부족한 국내 상황에서 기약 없이 간이식을 기다리는 급성 간부전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성공을 계기로 현재 라이프리버사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바이오 인공간 임상시험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바이오 인공간 시험은 만 18세이상 60세 미만 환자로, 급성 간부전에 의한 2등급 이상의 간성뇌증이 동반되는 경우 참여 가능하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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