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을 눈앞에 두고 놓쳤다. 넥센 히어로즈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소수 정예 마운드의 한계를 확실하게 경험했다. 결정적인 수비 실책에 운도 따라주지 않았지만, 결국 마운드의 힘이 떨어져 고개를 떨궜다. 선발 앤디 밴헤켄과 헨리 소사, 오재영, 불펜 한현희 조상우 손승락 등 6명의 주축 투수로 플레이오프 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까지 말끔하게 끌고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단기간에 마운드 보강을 이루기도 어렵다. 지난 몇 년 간 국내 선발 투수 육성에 전력을 기울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가능성있는 유망주들이 기대만큼 선발투수로 성장하지 못했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히어로즈의 내년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어야 한다.
새로운 시작에는 변화가 따른다.
히어로즈의 고졸 3년차 투수 한현희(21)가 내년 시즌 부터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한 불펜의 핵심 한현희가 새로운 자리에서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이미 한현희에게 보직 변경을 통보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선발 전환을 준비하는 의미다.
염 감독은 "한현희가 올해까지 프로에서 3년을 뛰었는데, 정체되지 않으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지난 해 부터 한현희의 보직 변경 얘기가 나돌았는데, 프로 4년차에 전환점에 서게 됐다.
물론, 한현희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를 위한 결정이다. 올 시즌 히어로즈 선발 투수 중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지킨 투수는 밴헤켄(31경기 선발), 소사(20경기 선발) 둘 뿐이다. 두 외국인 선수 외에 8명이 선발을 경험했는데, 누구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9승을 거둔 문성현이 최다승 투수였다. 안정적인 선발 마운드를 구축하지 못하면,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국내 선발 투수 육성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숙제다.
사실 한현희가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한 것도 보직 전환 결정에 영향을 줬다. 필승조의 일원이었던 한현희는 정규시즌 만큼 믿음을 주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현희가 무너지고, 역할이 제한되면서 히어로즈 마운드는 한계상황에 몰렸다.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 때 충격이 내년 시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한현희에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한현희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2년에 4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3년 만의 선발이지만 사실상 첫 선발이라고 봐야 한다.
한현희는 2013년 27홀드(69경기 등판 5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3.21), 2014년 31홀드(66경기 등판 4승2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3.20)를 기록하며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염 감독은 한현희가 빠진 불펜을 조상우 마정길 김대우, 상무에서 제대해 복귀하는 2010년 1라운드 2순위 지명자인 김정훈 등으로 메우겠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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