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FA제도는 올해로 16년째를 맞고 있다. 수많은 선수들이 FA의 자격을 행사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고, 자신이 원하는 팀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대박의 FA 계약후 성적은 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역시'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선수들도 있지만 '먹튀'라는 오명을 쓴 선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이적한 투수 FA 중에선 먹튀가 대부분이었다. 한명도 계약 기간 동안 기대한 성적을 낸 투수가 없었다. 그래서 '원 소속구단에서 굳이 잡지 않은 선수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번 FA시장에서는 5명의 투수가 팀을 옮겼다. 장원준이 롯데 자이언츠에서 두산 베어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김사율도 롯데에서 kt 위즈로 옮겼다. 삼성의 선발과 불펜으로 맹활약했던 배영수와 권 혁이 한화 이글스의 오렌지 유니폼을 입게 됐고, KIA 타이거즈 송은범도 스승인 김성근 감독의 품에 안겼다.
이번에 이적한 외부 FA 7명 중 투수가 5명인 것은 그만큼 구단에 투수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데려온 FA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했을 때의 여파는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이번 FA들은 이전과는 다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이적 FA들은 원소속구단과 계약기간이나 금액에서 차이를 보여 결렬되는 경우가 많았다. 서로가 생각하는 가치가 달랐던 것. 그러나 장원준의 경우는 다르다. 원소속구단인 롯데가 끝까지 잡으려 했던 선수다. 역대 최고액인 88억원(옵션 8억원)을 제시했었다. 롯데도 장원준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장원준은 롯데보다 적은 84억원(옵션 4억원)에 두산으로 갔다.
김사율의 경우도 마찬가지. 롯데의 제시액(3년간 13억원-보장금액 10억원)을 뿌리치고 kt와 3+1년에 총액 14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롯데와 kt가 본 김사율의 가치엔 크게 차이가 없었다. 김사율이 새롭게 변화를 주면서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송은범이나 권 혁 배영수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다름아닌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기용과 교체로 선수들의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다. 원 소속팀에 비해 한화에서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수 있는 것도 내년시즌을 밝게 볼 수 있는 이유.
5명 중 누가 이적 투수 FA 성공의 첫 발을 내딛게 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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