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의 흐름이 또 한 번 바뀌는 걸까. '재활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5일 외국인 투수 2명과 계약 사실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두 명 모두 한국 무대에서 뛴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뛴 좌완 유먼(35)과 지난 2012시즌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한 탈보트(31)가 그 주인공이다.
이러한 한국 무대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은 이번 겨울에만 벌써 세 번째다. 넥센 히어로즈가 LG 트윈스가 보유권을 풀어준 타자 스나이더를 곧바로 영입한 것에 이어 한화도 유먼과 탈보트를 품에 안았다.
사실 이러한 '재활용'은 넥센이 성공 사례를 만들어왔다. 2010년 삼성에서 중도퇴출된 나이트를 2011년부터 썼고, 나이트는 2012년과 지난해 각각 16승(4패)과 12승(10패)으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올시즌에는 부진한 나이트 대신 2년간 KIA 타이거즈에서 뛴 소사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고, 소사가 10승(2패)을 올려 큰 재미를 봤다.
넥센의 이러한 외국인 선수 영입에는 '비용'적인 측면이 한 몫을 차지한다.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이 철폐돼 계약규모대로 발표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 금액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다. 최근 NC 다이노스와 재계약한 테임즈와 찰리가 100만달러를 받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100만달러가 넘는 몸값을 받는 외국인 선수들은 수두룩했다.
대체로 재활용의 사례들을 보면, 이름값이나 경력 면에서는 뒤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신 한국프로야구에서 성과를 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이들의 몸값은 현실적이고, 실패에 대한 부담감도 적을 수밖에 없다. 한화는 유먼에게 총액 47만5000달러를, 탈보트에겐 총액 60만달러를 안겼다. 스나이더는 넥센과 옵션 8만달러가 포함된 금액인 38만달러에 계약했다.
넥센은 '저비용 고효율'을 내기 위해 재활용을 선택했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넥센의 성공 모델을 보면서 타구단도 검증되지 않은 새 얼굴과 과도한 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 대신 위험도가 낮은 선수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과거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트레이드도 빈번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 선수를 타구단에 쉽게 내주지 않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재계약 의사를 통보한 뒤, 계약하지 않으면서 타구단으로 가는 길을 막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재계약 의사가 없으면, 최대한 선수를 풀어주는 쪽으로 가고 있다. 넥센의 외국인 선수 재활용이 가능했던 것은 모두 전 소속구단이 권리를 포기하고, 선수를 자유의 몸으로 풀어줬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과도한 지출, 그리고 실패에 대한 부담감.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을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는 최근 분위기까지. '재활용'이 활성화되는 데는 모두 이유가 있다. 이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FA와 마찬가지로 몸값 경쟁이 치열한 외국인 선수 시장이 '재활용'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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