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마이트 군단!'
한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이런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폭발적인 장타력을 지닌 타자들이 엄청난 홈런 레이스를 펼친 것을 모기업의 특화 사업과 빗대 '한화 다이너마이트'라고 불렀다. 오래 전에 그랬다. 이제 한화를 '다이너마이트 군단'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시즌에 홈런 20개 이상을 치는 타자가 사라진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한화의 '20홈런 타자'는 벌써 4년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천연기념물'이나 마찬가지. 2010년 외야수 최진행이 32개의 홈런을 치며 '다이너마이트 군단'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는데, 이후로는 30개는 커녕, 20개의 홈런을 친 타자조차 없다. 2011년에는 대체 외국인 선수 카림 가르시아가 18개의 홈런을 날렸고, 2012년에는 최진행이 17홈런, 지난해에는 김태균이 10홈런을 날린 게 전부다.
2014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10일 대전한밭운동장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6회말 2사 만루에서 최진행이 두산 윤명준에게 삼진아웃 되고 있다.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10/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팀의 간판 4번타자인 김태균이 18개의 홈런을 날려 팀내 1위를 기록했고, 이제는 팀에서 떠난 외국인 타자 피에가 17개의 대포를 쏘아올리며 김태균의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최진행과 송광민이 각각 12개와 11개의 아치를 그렸다.
한화 타선이 굳이 '다이너마이트 군단'의 명성을 이어갈 필요는 없다. 당시에도 너무 장타력만 우선시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홈런 지표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한화 타선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 팀에 최소 20개의 홈런을 치는 타자는 있어야 한다. 그런 타자가 사라진 지가 벌써 4년이나 됐다는 건 타선의 파괴력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걸 의미한다. 상대 투수진도 이런 타선에는 그리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크게 맞아봤자 2~3루타에 그치기 때문. 그러면 투수들도 더 적극적으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
때문에 2015시즌에는 반드시 '20홈런' 이상을 날리는 거포가 등장해야 한다. 후보는 많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외국인 타자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한화에는 '시즌 20홈런'을 달성할 후보들이 적지 않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바로 팀의 간판인 김태균이다. 올해 김태균은 타율 3할6푼5리에 18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매우 뛰어난 성적이지만, 타율에 비해 홈런은 다소 적었다. 정확도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하지만 김태균은 4번타자다. 타율도 높고, 홈런도 많이 치면 더 바랄게 없겠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홈런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그게 타점생산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성근 한화 감독은 김태균에게 '3할-30홈런-100타점'을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터무니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김태균이 충분히 그만한 실력을 지녔다고 보기 때문에 30홈런=100타점을 주문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최진행과 김태완을 생각할 수 있다. 이들은 홈런 타자에 걸맞는 체격을 지녔다. 실제로 최진행은 2010년에 30홈런을 넘긴 적도 있다. 김태완 역시 2008~2009, 2년간 20홈런 이상을 날린 타자다. 현재로서는 김태균과 함께 이 두 명의 타자가 20홈런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군이다.
다크호스도 있다. 주전 3루수를 노리고 있는 김회성이다. 1m90, 92㎏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김회성은 1군무대에서는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러나 타고난 힘이 좋고, 특히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큰 의욕을 불태우고 있어 기대가 되는 선수다. 걸리면 넘어가는 스타일인데, 정확도의 증진이 현재 가장 필요하다.
이렇게 후보군은 적지 않다. 이들 중에 과연 2015시즌에 '소충부대 한화'의 흑역사를 깨트릴 인물은 누가 될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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