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고등학교 2학년생이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라피는 여느 배우 못지 않다. 열여덟의 나이에 '될성 부른 떡잎'이 아니라 벌써 전성기를 향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내 심장을 쏴라'(이하 내심장)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여진구 말이다.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특급 아역으로 올라선 여진구는 이제 아역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힘든 수준이 됐다.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에서 주연 홍혜성 역을 맡아 성인 연기자 못지 않은 포스를 내뿜은 여진구는 지난 해 말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 타이틀롤을 맡으며 진짜 '배우'가 됐다. 그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한 "아버지... 왜 절 키우신 거에요"는 명대사로 남아있다. 그리고 이 작품으로 여진구는 '제 34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차기작으로 선택한 작품이 바로 '내심장'이다. '내심장'은 2009년 세계문학상을 받은 정유정 작가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당시 이 소설은 "현장의 리얼리티가 생생하게 살아 있고, 한 번 빠져들면 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책을 놓을 수 없는 흡인력을 자랑한다"는 평을 받았다. 이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기 때문에 더 주목받는 것.
여진구는 극중 수명 역을 맡았다. 수명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에 6년째 병원을 제 집처럼 드나든 누구보다 성실한 모범환자다. 하지만 '움직이는 시한폭탄' 승민(이민기)과 엮이면서 병원을 탈출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진구는 11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진행된'내심장' 제작보고회에서 "시나리오도, 소설도 재밌었다. 수명 역할에 호기심이 생겼다. 수명의 마음 변화 등을 겪어보고,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히며 "극 초반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자료를 찾기도 어렵고 영상도 드물어 걱정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 관계자 분들이 현장에 정신병원에 실제로 근무했던 간호사 선생님들을 불러주기도 하고 감독님께서 많은 작품을 추천해주기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트너 승민으로 출연하는 1985년생 이민기와는 12년 차이지만 스물다섯 동갑내기로 등장한다. 여진구는 "(이)민기 형이 세심하고 낯도 많이 가린다고 들었다. 나도 낯을 많이 가려서 걱정했는데 먼저 다가와주고, 나한테 맞춰줘서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작품 이후에도 여진구는 쉴 틈이 없다. 현재도 설경구와 영화 '서부전선'을 촬영중이다. '서부전선'은 6.25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남과 북의 병사가 서부전선에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드라마 '추노'와 영화 '7급 공무원' '해적:바다로 간 산적'을 쓴 천성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있다.
1997년생, 성인이 되기도 전인 나이지만 여느 성인배우 '뺨치는' 활약으로 한국 영화계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여진구. 그의 10년 후, 아니 5년 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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