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의 머리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에이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연기되면서 마운드 구상을 다시 짜야할 상황이 됐다. 김광현은 지난 12일 독점교섭권을 가지고 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SK 잔류를 선택했다. 김광현은 내년에 다시 포스팅 절차를 밟든지, 아니면 2년 뒤 완전한 FA 자격을 얻음으로써 메이저리그 진출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김광현의 빅리그 진출 좌절을 가장 안타깝게 받아들인 사람은 다름아닌 김용희 감독이다. 올시즌이 끝난 뒤 육성총괄에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김 감독은 김광현을 제외해 놓고 내년 전력을 구상했다. 에이스 선발투수를 대신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 2명을 선택하는데 있어 신중을 기했을 뿐만 아니라 3,4선발 요원인 채병용과 윤희상의 재활 상황도 면밀하게 체크해 왔다.
그러나 김광현 잔류라는 반가운 변수가 생겼다. 김 감독은 "광현이는 처음부터 보내주기로 했기 때문에 그동안 지켜보면서 (계약이 되기를)기대했었다. 잘 풀렸다면 좋았을텐데 상당히 안타까웠다. 금액도 잘나오고 했으면 좋았을텐데"라면서 "류현진(LA 다저스)과 대적했던 선수였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 상당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제는 김광현을 당당히 에이스 내세울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광현이를 전력에서 빼놓고 마운드 구상을 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오니까 다시 고민을 해야 한다. 솔직히 전력상으로는 반가운 일이다. 용병 둘이 잘 적응하고 윤희상이 재활 프로그램을 잘 마치고 들어왔으면 좋겠다"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사실 김 감독 뿐만 아니라 SK 구단과 주위에서도 김광현의 잔류가 김 감독의 마음을 훨씬 편하게 해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광현을 비롯한 SK의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가 제대로 적응한다면 다른 어떤 팀과 비교해도 전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올시즌 도중 합류해 9승1패, 평균자책점 3.11을 올린 트래비스 밴와트 뿐만 아니라 계약이 거의 성사 단계에 이른 새 투수 메릴 켈리도 심신에 걸쳐 기대를 할 수 있는 투수라는게 SK의 전망이다.
김광현 잔류가 결정되면서 마운드 편성에도 여유가 생겼다. 선발 요원인 채병용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채병용은 윤희상의 재활 상태에 따라 보직이 결정될 것이다. 희상이가 될 때와 안될 때를 놓고 선발 아니면 롱릴리프를 맡게 될 것이다"면서 "5선발 요원은 많다. 오른손쪽으로 문광은 여건욱 백인식이 있고 왼쪽으로는 진해수와 고효준이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SK는 2013~2014년,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팬들의 실망이 매우 컸다. 그러나 팜시스템을 담당하는 육성총괄을 거치며 팀 전력을 파악해 온 김 감독은 내년 시즌 전력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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