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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에게 말룰 감독은 '은인'이다. 지난해 9월, 상주에서 군복무를 마친 이근호는 카타르 엘 자이시로 깜짝 이적했다. '대박 계약'이었다. 현역 육군 병장 신분으로 월급 14만9000원을 받던 이근호에게 엘 자이시는 3년 계약에 연봉 300만달러(약 32억 5000만원·추정치)를 안겨줬다. 단번에 몸값이 1700배 뛰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골-1도움의 활약을 펼친 '월드컵 스타'에 대한 예우였다. 엘 자이시가 이근호 영입에 얼마나 사활을 걸었는지는 이적 과정만 봐도 알수 있다. 이근호의 전역일은 9월 16일이었다. 엘 자이시는 일찌감치 움직였다. 8월 12일 이근호를 카타르로 초청해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적 시장이 8월 31일에 문을 닫기 전까지 이근호와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였다. 모든 이적 과정을 진두지휘한 이가 바로 말룰 감독이었다. 2015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따낸 말룰 감독은 빈약한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수 영입에 공을 들였고,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이근호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던 이근호도 말룰 감독의 적극성에 결단을 내렸다. 유럽 하부리그 팀의 러브콜을 거절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말룰 감독을 믿고 카타르 진출을 결심했다. 데뷔도 초고속으로 이뤄졌다. 이근호는 전역 다음날인 9월 17일 카타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장 팀을 위해 뛰어줬으면 좋겠다"는 말룰 감독의 요청에 전역 후 휴식도 포기했다. 카타르 도착 후 이틀만인 20일 레퀴야와의 리그 4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근호는 출전 3경기만에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카타르리그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골 침묵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거액의 몸값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당시 힘들어하던 이근호에게 말룰 감독은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조급해하지 말아라." 이근호를 다독이던 말룰 감독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이근호는 11월 1일 알 샤하니야전에서 2골을 넣으며 카타르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적부터, 소속팀 적응까지 자신이 직접 영입한 선수에 대한 책임을 다한 말룰 감독의 헌신에 이근호는 카타르 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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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룰 감독과 이근호는 큰 그림을 함께 그렸다. 지난 시즌 리그 준우승으로 출전하게 된 2015년 ACL에서 우승을 꿈꿨다. 그러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말룰 감독이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움살랄전을 끝으로 팀을 떠났다. 지난해 11월 걸프컵에서 오만에 0대5로 참패한 뒤 조르방 비에이라(브라질) 감독을 전격 경질한 쿠웨이트가 말룰 감독을 영입했다. 2013년 튀니지대표팀을 이끈 말룰 감독을 호주아시안컵에 대비해 '소방수'로 투입했다. 이근호는 말룰 감독과 재회를 약속했다.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을 상상했다. 농담과 웃음이 가득한 대화가 오갔다. 말룰 감독이 "한국전에서 쿠웨이트가 이길 것이다. 봐주지 않겠다"고 하자 이근호가 맞받아쳤다. "감독님, 한국이 무조건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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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옛 정은 잊어야 한다. 이근호와 말룰 감독의 훈훈했던 '카타르 인연'이 호주에서 '잔인한 운명'으로 바뀌었다. 서로를 향해 창을 겨눈 스승과 제자의 전쟁이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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