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 0-0의 팽팽함이 깨졌다. 전반 36분이었다. 골망이 출렁였다. '남메시' 남태희(24·레퀴야)가 생애 첫 헤딩 골을 넣었다. 그리고 오른팔을 번쩍 들었다. 관중석 어딘가를 계속 응시했다.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들었다.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호주까지 날아온 아버지 남정우씨를 위한 세리머니였다. 어린 시절 외국 생활을 할 때부터 늘 함께하며 뒷바라지해 온 아버지에게 선물한 골이라 기쁨은 두 배였다.
남태희는 준비된 스타였다. 어렸을 때부터 남달랐다. 진주 봉래초 시절 체구는 작지만 드리블이 좋고 볼키핑 능력이 좋았다. 무엇보다 빨랐다. 같은 나이의 선수들과 비교해 월등히 뛰어났다. 당시 남태희를 울산 현대중으로 스카우트한 김광명 세종대 감독은 그를 '축구천재'라고 표현했다.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아는 선수였다. 김 감독은 "내가 20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본 선수 중 훈련을 가장 열심히 했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고 느끼면 알아서 훈련도구를 챙겨 틈만 나면 훈련했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남태희는 '노력파'였다. 단 한 번도 건성으로 훈련에 임한 적이 없었단다. 악바리 근성도 있었다. 보통 선수들은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하루 훈련을 건너뛰고 다음 경기를 뛴다. 그런데 남태희는 훈련을 거르지 않았다. 아무리 더워도, 추워도 훈련장에 서 있었다.
남태희가 이렇게 운동에만 전념한데는 이유는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었다. 중학교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마음을 더 단단하게 다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은 훈련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지독하게 훈련한 남태희에게도 단점이 있었다. 어린시절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담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8세의 나이로 프랑스리그 발랑시엔에 입단한 뒤 이를 보완했다.
남태희의 천재성을 알아본 이는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이었다. 조 전 감독은 남태희가 스무 살이던 2011년 2월 9일 터키와의 친선경기에 불러 기량을 점검했다. 당시 선발 출전해 69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남태희는 두 차례 위력적인 슈팅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빈 공간을 파고들어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남다른 축구센스였다. 당시 남태희의 소감은 이랬다. "감독님이 주문하신대로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2011년 조광래호에 꾸준히 뽑혔던 남태희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에도 출전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사상 첫 동메달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병역 면제는 보너스였다.
그러나 점점 잊혀졌다. 그가 있던 곳은 팬들에게 낯선 중동이었다. 축구 천재의 별이 그렇게 지는 듯했다. 남태희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기회가 찾아왔다. 알 알아비, 알 사일리아 등 카타르 팀을 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해 10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카타르리그를 집어삼킨 남태희를 적극 중용했다. '슈틸리케 황태자'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부담도 컸다.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도 기다렸다. 남태희는 10일 오만전 선발 출전이 유력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26·마인츠)를 택했다. 남태희는 교체투입이라도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부상 선수가 늘어나면서 슈틸리케 감독이 세 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소멸,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실망은 없었다. 남태희는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나는 베스트 11이 아니지만, 선발이든 후반 조커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캔버라(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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