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그러나 경기력은 다른 세상이었다. 바닥을 쳤다. 팬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17일(한국시각) 호주전은 반드시 경기력과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다. 부정적 여론도 돌려놓아야 했다. 무엇보다 호주와의 자존심 싸움에서도 이겨야 했다. 쿠웨이트전 졸전 다음 날, '캡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동료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태극전사들의 간절함을 일깨웠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게 없다." 주장 완장을 달면서 더 성숙해진 기성용이다. 그의 리더십이 부상과 감기로 흔들리던 슈틸리케호를 살려내고 있다. 선배들에게는 허물이 없으면서도 깍듯하게 대한다. 특히 뭔가를 결정할 때 팀 내 최고참 차두리(35·서울)와 곽태휘(34·알 힐랄)에게 반드시 의견을 물어본다. 선배에 대한 예우와 존중이 이미 몸에 베어있다. 후배들에게는 절대 다그치는 법이 없다. 두 살 어린 수비수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인정했다. "성용이형은 후배들에게 살갑게 대해준다. 위로와 좋은 말을 잘해준다." 그러나 그라운드 위에선 기성용도 채찍을 든다. 장현수는 "잘못 플레이하면, 성용이형이 약간 화를 낸다"면서도 "그 때 다시 정신을 차린다"며 웃었다. 기성용이 캡틴으로서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브리즈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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