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를 품은 차두리(35·서울)의 그라운드 질주는 볼 수 없다.
마침표는 아니다. 이제는 K리그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차두리의 제2의 질주가 시작된다. 1일 귀국한 차두리는 ?은 휴식을 취한 후 6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FC서울 캠프에 합류한다.
현역과 은퇴의 경계에 선 그는 지난 연말 자신의 거취를 결정했다. 국가대표는 호주아시안컵이 종착역이었다. 호주와의 대회 결승전 직후에도 '끝'이라고 선언했다. 번복은 없다고 했다.
반면 서울과는 또 다른 미래를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26일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 시즌 FC서울의 마지막 홈경기가 열렸다. 상대는 포항이었고, 90분 혈투는 득점없이 막을 내렸다. 선수들은 2015년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며 그라운드를 돌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은 큼지막한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두리형 가지마 ㅠㅠ', 그리고 "차두리"를 연호했다. 그도 만감이 교차했다. 차두리는 팬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고 박수로 화답했다. 다행히 마지막이 아니었다. 지난달 1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차두리의 재계약은 천군만마다. 2년 전 힘겹게 영입했다. 당시 차두리는 독일 분데스리가 뒤셀도르프와 계약을 해지한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었다. 독일에서 영어학원에 다녔고, 도서관도 들락거렸다. 그때 최 감독이 차두리에게 손을 건넸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해외로 진출한 차두리는 K리그와는 인연이 없었다. 자칫 그동안 쌓아온 명성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지만 도전을 선택했다. 과감하게 귀향을 결정한 그는 K리그에 둥지를 틀었다.
클래스는 달랐다. 차두리는 서울에서도 공수의 핵이었다. 고요하던 팀 분위기도 그가 폭풍질주를 시작하면 활활 타오른다. 기량은 무르익었고, 흐름을 읽는 눈은 더 성숙해졌다. 그라운드밖에서도 후배들의 교과서다. 대표팀과 달리 클럽팀은 호흡이 길다. 1년을 함께한다. 차두리는 축구만을 위한 일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새 시즌이다. 차두리도 갈 길이 바쁘다. 서울은 차두리가 차출된 사이 괌에 이어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직력을 가다듬고 있다. 차두리는 6일 합류, 선수들과 잠깐 발을 맞춘 후 8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다. 실전은 17일이다. 서울은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5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아시안컵을 통해 K리그가 재조명받고 있다. 이정협(상주)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K리그의 오늘이다. 차두리는 K리그의 비타민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K리그에 있다. 차두리의 마지막 투혼도 함께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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