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가드' 신지현(20)이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누구나 겪는 이 '성장통'을 이겨내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하나외환은 올 시즌 '리빌딩' 모드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 2년 연속으로 품에 안았던 1순위 신인들이 그 중심에 있다. 2013,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받은 가드 강이슬과 신지현이다.
둘은 나란히 주전으로 나서면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지현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4경기에서 단 6득점에 그쳤다. 극심한 슬럼프다. 신지현은 주전 포인트가드다. 신지현의 플레이에 따라, 공수가 좌우될 수 있다.
시즌 초반부터 신지현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주목받았다. 하나외환이 하위권에 머물러도, 팀의 '미래'가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신지현의 모습은 그때와는 다르다. 자신 없게 던진 슛이 림에도 맞지 않고, 이후 더욱 위축된 플레이로 일관하다 벤치에 앉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박종천 감독도 답답하기만 하다. 그는 "코치들에게 부담이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하고 있다"며 "신지현은 아직 어리고 실력이 부족하다.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큰 선수로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지현은 고교 시절 한 경기에서 61득점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던 유망주다. 프로 입단 후에는 깜찍한 외모로 주목받고 있다. 올스타전에서도 KB스타즈 홍아란과 함께 공연을 하는 등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인기 스타다. 하지만 갑작스레 관심이 쏟아지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나 기타 스케줄 등으로 지치기도 했다.
결국은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어찌 보면 '복'이다. 이런 중압감을 이겨내야 한다. 박 감독은 "신지현은 아직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엄청나게 많은 연습이 없으면 안 된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잊어버리고 치고 올라와야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어린 것과 리듬이 깨진 것은 다르다. 본인이 치고 나가야 한다. 고민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다.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며 "올스타 브레이크 후 갑자기 슬럼프가 왔는데,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조절해서 경기를 뛰게 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프로 2년차인 신지현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게 무리일 지도 모른다. 대스타들도 모두 이렇게 힘든 시기를 겪었다. 모두 스스로 이를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섰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신지현이 진정한 여자농구의 미래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