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를 절대로 사수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전쟁 납니다."
전북 미드필더 권경원(23)은 비장했다. 룸메이트 레오나르도(29)도 마찬가지였다. 전북 동계전지훈련 숙소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메이단 호텔 637호에서는 실내온도 '24.5℃'가 꼭 지켜져야 한다. 절대 규칙이다.
권경원과 레오나르도가 한 방을 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북은 전지훈련이나 원정 경기를 가면 2인 1실을 쓴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자기들끼리 쓴다. 외국인 선수가 홀수가 될 때가 문제다. 한 명은 국내 선수와 써야 한다. 이번이 그렇다. 호주 대표 윌킨슨이 호주아시안컵에 나갔다. 윌킨슨은 두바이로 오지 않는다. 휴가가 끝나면 바로 전주로 온다.
최강희 감독은 에닝요와 에두를 함께 쓰게 했다. 레오나르도 하나만 남았다. 권경원을 붙였다. 권경원의 남다른 포르투갈어 실력 때문이다. 권경원은 중학생 시절 브라질로 1년간 연수를 다녀왔다. 포르투갈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637호에 여장을 푼 둘은 더욱 친해졌다. 매개체는 역시 포르투갈어였다. 권경원은 레오나르도에게 포르투갈어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했다. 보통 선수들은 '욕설이나 일상 생활에서 쓰는 표현'을 알려달라고 한다. 권경원은 달랐다. 진지했다. 포르투갈어 사전을 가지고 오더니 여러가지를 물었다. 그 중 레오나르도가 가장 놀랐던 표현이 하나 있었다. 바로 '너에게 실망이다'라는 뜻의 '지사폰타로(desapontar-lo)'였다. 레오나르도는 "그 표현은 나도 거의 안 쓴다. 신문 사설에서나 볼 수 있는 고품격 표현이다. 평소에는 '데셉시오나로(decepciona-lo)'를 쓴다. (권)경원이가 그걸 알고 있고, 활용법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경원은 "포르투갈어를 배우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기왕이면 품격이 있는 표현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둘은 포지션 상으로도 서로 보완해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 권경원은 "레오나르도가 공격에 더욱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이 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오나르도는 작년에 아쉽게 도움왕을 놓쳤다. 이번에는 도움왕을 차지할 수 있도록 레오나르도의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헤딩골로 연결하겠다"고 다짐했다. 레오나르도 역시 "경원이는 경기를 하다가 필요 이상으로 흥분할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내가 다가가 잘 다독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훈훈한 사이지만 티격태격할 때도 있다. 앞서 말한 에어컨이 문제다. 레오나르도는 더위에 약하다. 에어컨은 필수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언제나 실내에서는 19~ 20℃를 유지한다. 반면 권경원은 추운 게 싫다. 차라리 더운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637호 에어컨 온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일 수 밖에 없다. 권경원은 "자다가 오한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에어컨 온도를 보면 어김없이 20℃ 언저리다. 레오나르도가 밤에 내린다"고 툴툴 됐다. 권경원의 불평에 둘은 결국 절충점인 24.5℃에서 합의를 봤다. 0.1℃도 올리거나 내릴 수 없다. 물론 조건은 있다. 레오나르도는 "내가 경원이보다 6살이나 형이다. 경원이가 형 대접을 해주기로 했다. 아침에도 항상 인사하는 등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권경원은 "합의해놓고 한번씩 에어컨 온도를 내린다.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고 웃으며 항변했다.
두바이(UAE)=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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