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톱타자는 이명기다.
이명기는 지난해 주전 좌익수 자리를 잡은 뒤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교한 타격과 센스있는 주루 능력이 이명기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좌우 방향을 가리지 않고 어떤 공이든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 못지 않다는 말까지 들었다.
올시즌에는 타격 수준을 좀더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지난해에는 6월초부터 선발출전을 보장받았기 때문에 온전하게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아니었다. 실질적으로 풀타임 첫 시즌은 올해다. 한 시즌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이명기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중인 전지훈련서도 웨이트와 러닝 훈련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미국 플로리다 캠프부터 그 강도를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체중이 3㎏이 늘어 파워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그렇다고 장타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이명기는 "플로리다에서 연습을 많이 했고, 이곳에서도 실험적으로 하는 게 있다. 해보고 싶은 것을 하니까 도움이 된다"면서 "웨이트를 하는게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한 것은 아니다. 멀리 치면 손해보는 부분이 있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올해도 치는 마인드는 작년하고 같다"고 밝혔다.
김무관 타격코치도 이명기가 더욱 정교한 타격을 할 수 있도록 미세한 부분까지 주문하고 있다. 이명기는 "내 약점이 몸쪽인데 코치님은 방망이를 대려만 하지 말고 힙턴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포인트를 잡으로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을 신중히 고르면서 출루율을 높이는 것이 톱타자의 주요 임무다. 정확한 타격과 함께 선택적인 선구안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명기는 "작년에는 정신없이 했다. 공격적으로 하다보니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상대투수들이 분석하고 들어올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비해서 준비해야 된다. 타석에서는 최대한 볼을 정확히 보고 정확히 맞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수비에서도 이명기는 좀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야 수비가 불안하다는 것을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이명기는 "수비에서 부족한 것이 많다는 거 알고 있다. 조원우 코치님이랑 시간을 많이 갖고 있는데, 작은 것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하라고 주문하신다. 수비에서 실수를 해도 연습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베이스러닝도 알바레즈 코치님은 연습과 시범경기에서는 무리다 싶을 정도로 많이 뛰라고 주문하신다. 뛰다가 죽어도 그 느낌을 알아야 한다. 감을 배워가고 있다"며 수비 뿐만 아니라 주루 연습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명기는 올시즌 목표에 대해 "출루율 4할과 도루는 20개 이상 하는 게 목표"라면서 "서건창은 김광현을 상대로도 공을 앞에 멈춰놓고 치는데 그런 것이 좋은 타율이 나올 수 있게 하는 비결같다. 나도 그런 스타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