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명동예술극장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혔던 연극 '유리 동물원'이 김성녀 이승주 정운선 등 초연배우 그대로 돌아온다. 오는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지난해 아쉽게 못 본 팬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테네시 윌리엄즈의 자전적 작품인 '유리 동물원'은 비정한 현실을 피해 기억과 환상으로 도피하는 고독한 인생들에 관한 이야기다. 1945년 브로드웨이 개막 당시 563회를 공연하는 대기록을 세우고 뉴욕 극비평가상, 시드니 하워드상, 도널드슨상을 휩쓸며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경제대공황과 그에 따른 실직, 가정파탄이 휩쓸던 1930년대 미국. 상실감에 빠진 윙필드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버지는 오래 전 가족을 버리고 떠났고, 엄마 아만다는 그런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어린 시절 남부의 아름다운 소녀로 받았던 사랑과 편안함을 그리워한다. 딸 로라는 수줍음이 지나치게 많은데다 한쪽 다리를 절어 항상 집안에 틀어박혀 유리동물과 축음기에 매달려 있다. 시인을 꿈꾸는 아들 톰은 현실을 부정하며 집과 직장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로라의 결혼을 위해 아만다는 톰에게 멋진 청년을 누나에게 소개시켜줄 것을 종용하고 톰은 동료인 짐을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단 둘이 있게 된짐 과 로라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하지만 짐은 실수로 로라의 유리 유니콘의 뿔을 깨뜨린다. 짐은 갑자기 어색함을 느끼며 자신에게 이미 약혼녀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짐이 떠난 후, 톰 또한 아만다와 로라를 버리고 모험을 찾아 오랜 시간 세상을 떠돌아 다닌다. 그는 그가 버리고 떠난 누나 로라를 평생 잊지 못한다.
지난해 공연에서 배우들의 열연과 섬세한 연출이 호평받으며 객석점유율 97%를 기록했다. 특히 동갑내기인 연출가 한태숙과 중견배우 김성녀의 첫 만남은 눈길을 모았다. 상실과 고독으로 위태로운 인물들을 섬세하게 그리는 작업에서 김성녀는 경쾌하고 생기발랄하며, 때로는 한국의 엄마와 같은 소박한 모습으로 이전과 다른 아만다를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승주와 정운선 또한 희망과 절망을 오가는 톰과 로라를 연기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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