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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주년 삼일절이 막 지났다. 아프고 멍든 현대사의 출발점이었던 일제 강점기.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바로 지금 현재다. 어떻게 해석하고 현재와 미래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느냐에 따라 과거가 존재 의미를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이 가장 손쉽게 접하는 미디어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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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세가지 문제에 대해 '눈길'(극 제목의 '눈길'은 어린 두 주인공이 생사의 경계에서 밟고 지난 눈이 쌓인 길일게다. 중의적 의미가 내포돼 있는지 모르겠으나…)을 던졌다. 우선,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위안부 문제, 둘째, 독립운동가의 후손 문제(간접적으로 살짝), 세째, 세대 간 소통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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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운동가와 친일 부역자의 후손에 대한 풀리지 않는 화두도 주인공의 상황을 통해 간접적으로 던졌다. 강경에서 곱게 자라던 영애(김새론)는 독립운동을 하다 적발돼 죽음을 당하는 아버지로 인해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다 결국 꽁꽁 언 타지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다. 국가라는 측면에서야 당연히 영애의 아버지는 거룩한 희생을 했다. 하지만 오직 한 가정의 파괴란 측면(특히 연좌죄에 연루된 어린 자식의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을수도, 미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끝이 보이지 않던 일제 치하란 시대적 입장에서 어쩌면 당연한 감정일 수 있다. 심지어 어른들 조차 시류에 편승해 부끄러운 친일 행각을 서슴지 않았던 시대가 아니었던가. 청산되지 않은 역사 속에 독립운동가와 친일부역자의 후손의 현재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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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역사 문제로 돌아가보자. 위안부 문제는 결코 "천하에 나쁜 놈들"이란 격한 일회성 분노로만 넘길 수 있는 과거사가 아니다. 백번 양보해 실증사관에 입각해도 반드시 청산돼야 할 과거다. 침체된 경제상황과 인구 노령화 속에 의도적으로 우경화의 극단을 걷는 일본 집권세력의 왜곡된 의도에 우리의 현재와 미래세대가 맞설 수 있는 역사적 관점을 갖춰야 비로서 진정한 미래의 역사 속으로 새로운 걸음을 옮길 수 있다. 우리가 처한 현재는 언제든 차갑게 얼어버릴 수 있는 위태로운 눈길이기 때문이다. 강추위 속에 눈밭을 구르며 성인 연기자를 능가하는 열연을 펼친 김새론 김향기, 두 어린 여배우에게 애처로움과 함께 큰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미래를 이끌어가야할 두 연기자. 보람 있는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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