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샤데 휴스턴이 동료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바로 오후 훈련 취소.
샤데 휴스턴은 12일 서울 63스퀘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인 선수로 선정돼 트로피와 함께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수상 소감을 시작한 샤데는 위성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뒤 소감 말미에 위 감독에게 "오후 훈련 없어요"라고 말했다. 위 감독은 사회자가 "오후 훈련을 하면 동그라미, 없으면 X표를 해달라"고 하자 두 팔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그 의미를 통역으로부터 들은 샤데가 다시한번 "Are you sure?"라고 되묻자 그제서야 X표시를 해 이날 오후 훈련이 없다고 선언했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
우리은행 선수들의 작전이 통했다. 훈련이 많기로 유명한 우리은행은 매년 시상식 때도 오후엔 훈련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그러나 시상식에서 수상한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위 감독에게 훈련 면제를 신청해 성공했었다. 지난해엔 박혜진이 MVP를 받고 위 감독에게 공개 요청을 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샤데가 그 역할을 맡았다. 박혜진은 자신이 MVP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누가 받을 지 확실하지 않자 선수들이 수상이 확실할 것으로 보인 샤데에게 요청을 한 것. 오후 훈련을 뺄 수도 있다는 말에 샤데 역시 눈이 동그래져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봤고 선수들은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얘기하라고 지도를 해줬다. 샤데가 "훈련 없어요"를 한국어로 한 것도 동료들이 직접 가르친 결과.
샤데의 맹활약 덕에 우리은행 선수들은 정규리그 시상식 뒤 꿀맛같은 휴식을 얻을 수 있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