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안개 낀 스산한 아침 공기가 다가오는 봄을 시샘했다.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팬심까지 막을 순 없었다. 슈틸리케호가 상암벌을 밟은 1시간 30분 동안 함성이 물결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팬 공개훈련을 실시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둔 지난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한 차례 팬 공개훈련을 실시했던 대표팀은 이날도 뉴질랜드 준비에 앞서 팬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콘서트장' 같은 열기가 아침 적막을 깼다. 훈련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장 출입구에 긴 줄이 늘어섰다. 제각각 선수들의 이름과 응원 메시지를 담은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문이 열리기 만을 기다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대전 훈련 당시엔 400여명이 왔는데, 오늘은 1000명이 넘었다. 역시 서울이 다르긴 다르다"고 웃음을 지었다. 대전에서의 규모를 예상했던 안전요원들이 몰려드는 팬들의 동선을 관리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장면도 곳곳에서 보였다.
슈틸리케호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박수로 화답하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앞선 우즈벡전에서 무승부에 그치며 다소 처진 분위기가 금새 살아났다. 팬들은 멋진 장면이 이어질 때마다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장내 아나운서로 변신한 이재철 대표팀 미디어담당관은 1시간 30분 내내 마이크를 들고 응원을 유도하며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구자철(마인츠)은 "팬들의 성원은 (뉴질랜드전을 향한) 큰 동기부여"라며 "지난 우즈벡전을 마치고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 만큼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뉴질랜드전을 통해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차두리(FC서울)는 "축구 선수로 많은 대중들 앞에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는 대표팀이 유일하다. 태극마크는 선수에겐 특권이다. 즐거운 마지막 훈련이었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슈틸리케호는 30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뉴질랜드전 준비 최종 훈련 및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31일 상암벌에서 뉴질랜드와 일전을 치른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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