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할게요."
스포츠조선이 제정한 한국농구대상은 올해로 여덟번째 시상식을 맞이했다. 올해 가장 달라진 점은 여자프로농구(WKBL) 부문이 신설됐다는 것. MVP와 감독상, 신인상을 처음 수상했고, 우리은행 박혜진과 위성우 감독, 하나외환 신지현이 첫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뭐든지 처음이라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WKBL 최우수선수상(MVP)를 수상한 박혜진은 무대에 올라 "처음 생긴 상인데 받게 되서 굉장히 영광이다. 그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해서 좋은 시작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의 의미를 '책임감'에 뒀다. 시상식을 마치고 그 의미에 대해 물었다. 박혜진은 "새로 생긴 상을 처음 받았는데, 앞으로 더 잘해야 여자농구에 더 많은 상이 생기지 않겠나. 처음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해야 다른 선수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박혜진은 올해 '상복'이 터졌다. 여자농구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MVP는 모두 수상했다. 정규리그 MVP를 2회 연속 수상했고, 챔피언결정전 MVP도 차지했다. 통합 3연패를 차지한 팀처럼, '통합 MVP'가 됐다. 여기에 새로 탄생한 한국농구대상의 여자 부문 MVP까지 차지했다.
이렇게 상을 독차지하는 데 대해 박혜진은 "전주원 코치님께서 상복이 있는 선수가 있다고는 말씀하셨다. 사실 한꺼번에 좋은 걸 다 차지하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고 했다.
박혜진은 동료들에게 수상 사실을 얘기하지 않고, 조용히 시상식장을 찾았다. 대신 우리은행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언니 박언주가 함께 와 꽃다발을 건네주며 기쁨을 나눴다. 박혜진은 "지금 휴가 기간인데 언니가 와줘서 듬직하고, 너무 고맙다"며 미소지었다.
언니와 동생은 올 시즌 처음으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나란히 '우승'을 다짐하고 시즌을 시작했고, 결국 그 목표를 이뤄냈다. 박혜진은 "언니가 복귀하고 첫 시즌을 좋게 끝내서 좋다. 같이 뛴 걸 생각해보니,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 나도, 언니도 개발을 더 해서 올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강조했다.
옆에 있던 박언주는 "우승을 꼭 하고 싶다고 했는데, 해서 다행이다. 이번 시즌을 하면서 많은 과제가 있다는 걸 느꼈다. 동생과 함께 다음 시즌도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벌써 통합 3연패를 이끈 박혜진은 내년 시즌에도 우승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녀는 "위성우 감독님께서 오시고 우리가 계속 우승을 했다. 우승을 못했을 때, 훈련강도를 생각하고 싶지 않기에 계속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