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한 재벌 계열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내부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5조원 이상 자산 규모의 대기업그룹 총수와 친족이 모기업 계열사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 내부거래 매출액 비중이 12% 이상이거나 200억원 이상인 경우다. 이에 일부 재벌들은 계열사 합병 등을 통해 총수 일가족 지분을 낮춰 규제를 피하면서, 한편으로는 계열 SI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2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매출 상위 20개 SI업체의 내부거래액은 지난해 8조3609억원으로 전년보다 4689억원(5.9%) 늘었다. 내부거래비율도 58.1%에서 61.0%로 2.9%포인트 높아졌다. 이 중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10개 업체의 내부거래액은 5조7558억원으로 1년 전의 5조2277억원보다 10.1% 증가했다. 이들 10개사의 평균 내부거래비율도 전년의 60.7%에서 지난해 68.1%로, 1년 간 7.4%포인트 올랐다.
삼성그룹의 SI업체인 삼성SDS의 경우 2013년 3조3096억원이던 내부거래액이 지난해 3조8807억원으로 17.3% 급증했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 비율도 71.4%에서 84.8%로 크게 뛰었다. 삼성SDS는 2013년 말 삼성SNS와 합병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총수 일가족 보유 지분이 19.1%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LG그룹 계열사인 LG CNS의 내부거래비율도 42.1%에서 42.9%로 상승했고,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도 74%에서 75.9%로 내부거래 비율이 상승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일부 재벌그룹 SI 업체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되자 다른 SI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해 일감을 주는 등의 '변칙 일감 몰아주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 총수 일가족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S&C의 자회사 휴먼파워는 설립 4년 만에 매출이 3억원에서 180억원으로 60배로 불어났다. 이는 2013년 기준 전체 내부거래의 81%를 한화S&C가 차지한 덕분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 한화S&C는 내부거래비율이 2013년 54.7%에서 지난해 52.6%로 낮아졌다. 롯데정보통신이 지난 2011년 인수한 현대정보기술도 내부거래액이 2013년 47억원에서 지난해 182억원으로 1년 새 4배로 커졌고, 내부거래 비율도 3.1%에서 12.8%로 급상승했다.
이에 반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SI 업체들은 대부분 내부거래를 줄였다. SK㈜와 합병을 앞둔 SK C&C는 지난해 내부 거래액이 전년보다 10.6% 감소한 7996억원으로, 조사 대상 SI 업체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SK C&C의 내부거래 비율도 49.5%에서 40%로 9%포인트 하락했다. CJ시스템즈와 합병한 CJ올리브네트웍스도 79.2%에서 69.9%로 내부거래비율이 낮아졌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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