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의 神' 신치용 감독(60)이 20년간 이끈 삼성화재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신 감독은 내달 1일부터 삼성화재의 지휘봉을 놓고,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부사장 겸 배구단 단장으로 보직을 옮긴다. 신 감독의 뒤를 이어 삼성화재를 이끌 후임 감독은 10년간 신 감독을 보좌했던 임도헌 수석코치가 맡게 된다.
1980년 한국전력 코치로 지도자계에 발을 내디딘 신 감독은 14년간 프로팀과 대표팀(1991~1994년) 코치를 역임하면서 감독이 될 수업을 마쳤다. 이후 신 감독은 1995년부터 삼성화재 창단 사령탑을 맡아 20년간 팀을 이끌어왔다.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탁월한 선수 운용, 전술, 전략 등으로 패배를 몰랐다. V리그가 태동한 2005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비롯해 2007~2008시즌 정규리그 챔프전 통합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까지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신 감독은 실업리그 시절을 포함해 지난 시즌까지 무려 19시즌 연속 팀을 챔프전에 올려놓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썼다. '배구의 神'이란 별명에 공감하지 않는 이는 없었다.
신 감독의 성공가도 뒤에는 '희생'과 '땀'이 숨어있다. '팀에 희생하는 정신없이 개인 능력만으로는 절대 상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신 감독의 지론이다.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기도 했다. 또 한 가지 강조하는 것이 있다. '땀의 의미'다. '땀의 양은 결코 코트에서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그의 좌우명에서 신 감독의 배구 철학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다. 고참 선수들에게 솔선수범을 강조하며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자연스런 계기를 만들었다. 또 신 감독은 훈련 속에 답이 있다고 믿었다. 혈투를 펼친 경기에서도 내용이 좋지 않으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의 투지를 향상시켰다. 이런 방법으로 신 감독은 팀에 '우승 DNA'를 심었다. 그는 삼성화재를 국내 4대 메이저 종목 중 가장 스토리있는 구단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1월에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특별상'도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 신 감독은 경영자로 변신한다. 신 감독은 "20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정말 행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 자리에서 물러날 때가 된 것 같다. 영원히 한 자리에서 머물 수는 없다. 그룹에서 배려를 해줘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현장에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간섭을 할 생각이 없다. 뒷바라지하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빈 자리를 채울 임도헌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임꺽정'이란 별명으로 유명했다. 성균관대와 현대자동차서비스 시절 넘치는 파워 스파이크로 국내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2004년 청소년대표팀 코치를 역임하면서 지도자로 변신한 임 감독은 10년간 신 감독을 묵묵히 보좌하면서 삼성화재를 최고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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