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과는 분명 달랐다. 16강에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윤덕여호의 맏언니' 김정미(31·현대제철)가 10일 캐나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브라질에게 0대2로 패한 직후, 16강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미는 박은선(29·로시얀카)와 함께 한국여자대표팀에서 2003년 미국여자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다. 19세의 '소녀' 골키퍼는 31세의 '베테랑' 수문장이 됐다. 12년만의 리턴매치, 그녀만큼 절실한 이가 있었을까. 2003년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3으로 패했던 브라질에게 이번엔 0대2로 패했다. 똑같은 패배지만, 그때와는 달랐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정미는 "그때와는 분명 달랐다. 12년 전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속수무책 당했다. 이번엔 우리의 실수가 아쉬웠다. 실수하지 않았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12년 전엔 상대팀 전력분석도 제대로 못하고 나섰다. 이번엔 영상도 많이 보고 준비도 많이 했다. 첫 경기의 긴장감도 그때만큼 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0대2의 패배지만, FIFA랭킹 7위, 2007년 준우승, 월드컵 7회 '전출(전부 출전)'에 빛나는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태극낭자들은 분전했다. "내가 골을 먹지 말았어야 하는데 동생들한테 미안하다"며 고개 숙였다. 그러나 동생들의 실수에 대해서는 관대했다. "누구나 경기를 하며 실수를 한다. 경기장 안에서도 서로 '괜찮다'고 얘기해줬다. 서로 다독여주면서 빨리 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이날 '맏언니' 김정미는 분투했다. 마르타, 포르미가, 크리스티안, 안드레사 알베스, 타미레스 등 매서운 공격라인이 쉴새없이 쏘아올린 14개의 슈팅에 맞서 몸을 던졌다. 62%의 압도적인 점유율속에 파상공세를 펼치는 브라질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다. 후반 8분 '브라질 레전드' 마르타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한 장면은 뼈아팠다. 12년전 악몽이 재현됐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월드컵 첫골을 내준 그녀에게 월드컵 통산 15호골 최다골 기록을 내줬다. 12년만의 설욕을 꿈꿔온 김정미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코스타리카, 스페인전을 앞두고 승리를 굳게 다짐했다. "우리는 이제 물러설 데가 없다"고 했다. 서른한살 김정미의 두번째 월드컵,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무대에서 그녀는 누구보다 절실하다. 김정미는 "내가 실점하지 않고, 다같이 16강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꼭 갈 수 있다. 갈 것이다. 16강에 갈 거라고 믿는다"며 눈빛을 빛냈다.
몬트리올(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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