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물의를 일으킨 남종현 대한유도회장이 사퇴했다.
대한유도회는 25일 "남종현 회장이 대한유도회 사무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남 회장은 2013년 4월 대한유도회장에 오른 이후 2년 2개월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직 사유는 일신상의 이유지만 최근 불거진 폭행 물의가 사퇴의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남 회장은 지난 19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2015년 전국실업유도최강전 첫 날 경기를 마치고 가진 회식자리에서 대한유도회 임원 A씨를 폭행하는 추태를 저질렀다. 대한유도회에서 정관 개정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A씨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무릎을 꿇게 했고 이를 거부하자 맥주잔을 던져 상처를 입혔다. A씨는 치아 1개가 부러지고 인중 부위가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았다. 폭행 사건은 A씨가 20일 춘천경찰서에 남 회장을 폭력행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사건을 이첩받은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다음달 3일까지 출석할 것을 남 회장에게 통보했다. 앞서 남 회장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유도 경기장에서 출입증 없이 지인을 입장시키려다 안전요원과 출동한 경찰에게 행패를 부린 전례가 있다.
추문이 이어지자 대한유도회 대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24일부터 대한유도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임시 대의원 총회 소집'과 동시에 남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의원들의 글들이 빗발쳤다. 임시총회 소집 요청은 '회장 불신임건'을 결의하는 등 남 회장의 퇴진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대의원들의 의지였다. 그동안 각종 추문에도 입을 굳게 닫고 버티던 남 회장도 여론의 비난과 대의원들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경찰이 출석을 요구하는 등 압박이 심해지자 폭행 사건 발생 엿새 만에 사퇴를 결심했다.
남 회장의 사퇴로 대한유도회는 빠르게 사태 수습에 돌입하게 됐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6월 30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 직무대행을 선임하고 회장 선거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사회를 통해 6인의 대한유도회 부회장 중 한 명이 직무대행에 선임되면 차기 회장 선거까지 대한유도회를 이끌게 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