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해 방송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밤을 걷는 선비'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수목극 '밤을 걷는 선비' 1회에서는 정현세자(이현우)와 동문수학한 홍문관 교리 김성열(이준기)이 왕위에 군림하는 흡혈귀 귀(이수혁)로 인해 정인과 가족, 벗을 잃고 수호귀로 태어나는 과정이 그려졌다.
'밤을 걷는 선비'는 방송 전부터 만화를 찢고 나온듯한 '만찢남' 이준기의 캐스팅과 더불어, 이유비, 이수혁, 이희진 등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에 일찌감치 원작 만화의 팬들의 지지까지 얻어냈다.
반면 원작과 다른 상황설정이나 인물관계 등도 눈길을 끌었다. 첫 회에서도 만화에는 없었던 명희(김소은)의 등장을 비롯해 원작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눈에 띄었다. 이 같은 요소들이 '밤을 걷는 선비'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수 있을지 시선을 모은다.
▶'김성열의 정인' 명희, 원작에는 없는 인물이다?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가 원작 웹툰과 가장 다른 점은 성열은 정인 명희(김소은)의 존재다. 첫회에서는 명희와 결혼을 앞둔 성열의 달콤한 한 때와 더불어 명희의 비극적인 죽음이 그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성열은 정인 명희에게 기습 뽀뽀를 하는가하면 밤에 몰래 그녀의 방을 찾는 등 대담한 애정표현으로 '조선 로맨시스트'의 면모를 보여줬다. 명희를 향한 애틋한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이 지켜보는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성열은 귀와 대결을 통해 죽음의 위기를 맞고, 명희가 자신의 목숨을 대신 바쳐 성열을 구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피를 거부하고 분노하는 성열의 모습을 본 귀는 성열의 정인 명희를 지하궁으로 데려왔고, 귀의 농간 속에서 성열은 명희의 피로 뱀파이어의 삶을 살아가게 됐다.
이렇듯 첫 회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명희는 사실 원작에 없는 등장인물이다.김소은은 성열의 첫사랑 명희, 그리고 죽은 명희를 쏙 빼닮은 의문의 여인 혜령으로 1인 2역을 소화한다. 그녀가 웹툰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펼쳐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제작진의 귀띔이다.
▶양선과 성열의 좌충우돌 첫 만남, 원작에서는?
원작만화에서는 책쾌인 양선이 음석골 선비인 성열의 책주문을 받아 그의 집을 찾으면서 처음 만나게 된다. 성열을 발을 내려 얼굴을 가린채 양선과 대화를 나눴다. 성열은 서가에서 깜빡 잠이 든 양선을 지켜보다가 그가 여자임을 알아 챘다. 잠결에 눈을 뜬 양선은 성열의 아름다운 자태에 반하고, 성열 또한 남장책쾌 양선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양선과 성열의 만남이 기방에서 이뤄졌다. 특히 성열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기녀 수향(이희진)을 대동한 채 양선과 만나, 세 사람의 엇갈린 러브라인을 예고했다. 또 양선이 성열의 품에 뛰어든 다람쥐를 찾기 위해 그의 몸을 수색하면서, 첫 만남부터 예상치 못한 밀착 스킨십으로 시선을 모았다.
원작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운명적인 느낌을 덜했지만, 다람쥐를 매개로 한 극적인 첫 만남이 시청자들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발을 넘어가면서 성열의 얼굴을 보게 된 양선은 '여인보다 아름답다'라고 감탄하면서 그에게 매혹된 모습을 보여,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양선과 이윤의 러브라인은 없었다?
첫회에서는 또한 양선이 성열보다 세손 이윤(심창민)과 먼저 마주하게 돼 눈길을 모았다. 양선은 기녀와 노닥거리는 이윤을 보고 음석골 선비로 착각해 실망했으나, 방을 잘못 찾았다는 기녀의 말에 "그럴 줄 알았다"며 이윤을 한심한 눈으로 쳐다봐 웃음을 자아냈다.
원작에서는 양선이 청나라 사신단에 합류하고 싶어 기방에서 만남을 갖다가 소동이 벌어지면서 우연히 이윤과 만나는 것으로 그려졌다. 드라마는 양선이 방을 잘못 찾았다는 설정으로 이윤과 만남을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다.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 재회할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
또한 드라마에서는 이윤이 양선에게 사랑의 감정을 싹 틔워 성열과 신경전을 벌일 전망이다. 원작에서 양선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것은 이윤이 아닌 옛친구이자 정혼자였던 문치산이라는 인물. 이윤은 세손임에도 그런 치산을 선배로 따른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양선의 당돌하고 직설적인 말에 세손으로서 많은 것을 느낀다.
▶성열을 뱀파이어로 만든 것은 수호귀였다?
성열이 뱀파이어로 변하게 된 과정도 좀 더 극적으로 묘사됐다. 원작에서는 성열이 청나라에 세자를 만나러 갔다가 변을 당해 뱀파이어가 됐다. 죽어 사라져가던 흡혈귀의 마지막 발악에 당하는 비운을 겪은 것.
드라마에서는 성열이 수호귀의 선택을 받아 귀와 대적할 운명을 짊어지게 된 것으로 이야기가 더해졌다. 귀의 음모로 인해 사랑하는 여인 명희를 잃고, 역모의 누명으로 가족을 잃은 성열의 모습을 통해 극적인 긴장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귀와 성열의 대립관계에도 더 힘이 실렸다
첫회에서는 자신이 모시는 정현세자(이현우)함께 나라를 위협하는 귀를 없애기로 결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그 비책을 가지고 있는 해서(양익준)를 함께 만나 귀를 없앨 방도를 찾았다. 하지만 귀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본인이 200년 전에 죽인 줄 알았던 스승 해서를 마주한 귀는 악랄함을 드러내며 해서의 팔을 잘라낸 뒤 잔인하게 살해했다. 해서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성열을 성열의 목을 물어 수호귀의 운명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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