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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현대미포조선과의 FA컵 8강전, 이종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남은 4강에 올랐다. 경기 직후 컴컴한 그라운드에서 노 감독과 이종호가 독대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천금같은 골로 팀을 구한 에이스를 칭찬하려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노 감독을 보자마자 이종호가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노 감독은 "뭘 잘못했는지 알지?"라더니 동료 전현철 이야기를 꺼냈다. '특급조커' 전현철은 이날 1-0 승리가 유력하던 후반 40분 그라운드에 들어섰다가 불과 5분만에 옐로카드를 받았다. 안전하게 뒤로 공을 돌려도 되는 상황에서 이종호가 욕심을 내다, 전현철의 파울까지 연결됐다는 게 노 감독의 진단이었다. 전현철이나 팀으로서는 치명적인 파울이었다. 전현철은 토너먼트에 강한 공격수다. FA컵에서 안용우와 나란히 2골을 넣었다. 팀이 필요한 순간 어김없이 한방을 해주는 해결사이자 헌신적인 팀플레이어다. '경고누적'으로 꿈의 준결승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이종호가 결승골을 넣고도 고개를 숙였다. 노 감독은 "그날 밤, 우연히 숙소에 갔다가 종호가 현철이한테 '형, 미안해요'라고 사과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현철이가 난 괜찮다. 팀이 4강에 가서 정말 기쁘다고 하더라." 노 감독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흘렀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원팀의 정신, 끈끈한 의리를 중시한다. 그런 '축구선배'의 정신을 선수들이 절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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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 이지남은 우리팀에서 승률이 가장 높다. 올시즌 11경기 10승1패다." 경기전 인터뷰에서 노 감독은 전남 선수들의 승률을 줄줄 읊었다. 이지남뿐 아니라 주전선수들의 승률을 모두 머릿속에 새겨둔 듯했다. "잠이 안 올 때마다 기록을 본다"고 했다. "물론 승률이 전부는 아니다. 전현철처럼 위기상황에서 투입되는 '조커' 선수들은 승률이 낮다. 당연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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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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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 김병지의 700경기를 앞두고도 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경기지만 '마음'으로 '행동'으로 보여줘야만 의미 있다"고만 말했다. 3년 묵은 제주 징크스를 깨고 3위를 수성한 후 2위 수원과의 승점차가 3점으로 줄었다. 2위 도전을 부추기는 취재진의 유도심문에 "예?"라고 반문했다. "(상위 스플릿) 목표를 상향 조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목표를 새로 설정하는 것보다 올해 초에 우리가 세운 목표, 그 약속부터 지키고 싶다. 목표는 상위 스플릿이다. 물론 마음속으로 담아둔 목표는 있다. 몇 등까지라고 이야기하긴 좀 그렇다. '보이지 않는 목표'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껏 그래왔듯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선수 시절 간담을 서늘케 했던 대포알 슈팅처럼, 노상래 축구는 소리없이 강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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