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패배를 갚아주마."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대들보 성지현(새마을금고)은 가쁜 숨을 몰아쉬느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14일 자카르타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8강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믹스트존으로 입장한 그는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한 뒤 생수 한병을 단숨에 들이켰다.
너무 힘겨운 승부였다. 1세트를 잡으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2세트를 내주는 바람에 풀세트 접전을 펼쳐야 했다.
성지현은 "내가 키가 큰 편인데 나와 신장이 비슷한 선수를 처음 상대하다보니 이를 신경쓰느라 경기가 다소 안 풀렸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내년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인 만큼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데 집중하고 싶다는 성지현. 자신의 높이를 이용한 후위 공격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스스로 진단했다.
이날 승리는 성지현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있는 성과다. 세계선수권에서 생애 처음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2013년 광저우대회서는 16강, 지난해 덴마크대회서는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 단계씩 진화한 셈이다. 특히 15일 준결승 상대가 세계랭킹 1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이다. 2년전 광저우에서 탈락의 아픔을 안긴 강호다.
성지현은 "설욕전이다. 마린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지만 오늘 남은 시간에도 더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린은 파워와 스피드가 좋은 선수다. 그의 스피드를 따라 가야 한다. 수비에서 우선 안정감을 찾는 게 급선무다." 성지현이 마린과의 일전을 맞이하는 다짐이다.
성지현은 이날 8강전서 만난 신두(인도)와의 맞대결에서도 3연패를 하다가 이날 승리를 포함해 2연승으로 돌려세웠다. 마린과의 역대 전적서도 1승4패로 열세하는 사실에 두려워 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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