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준비하겠다."
지난 19일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전북 원정, 전남은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후반 9분 이종호의 선제골은 환상적이었다. 슈틸리케호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린 이종호는 문전에서 믿을 수 없이 침착했다. '왼발의 달인' 안용우의 크로스도 정확했다. 이종호는 뚝 떨궈진 볼을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내가 전남의 이종호다!'를 외치는 듯, 두 팔을 좍 펼쳐보였다. 자신 만만했다. 이후 전남은 후반 40분까지 1-0 리드를 지켰다. 후반 40분 수비 실수가 뼈아팠다. 이근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후반 추가시간 이근호와 수비가 경합하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전남은 '닥공' 전북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략가인 노상래 감독은 철저한 분석과 준비를 했다. 이동국이 결장한 상황에서 이근호, 이재성, 한교원, 레오나르도 등 공격라인의 스피드에 맞설 이창민, 이종호, 안용우, 이슬찬 등 젊고 빠른 선수들을 내세웠다. 전반 초반 위기를 넘긴 이후 수비라인이 안정감을 되찾았고, 역습 과정에서 선제골까지 밀어넣으며 선전했다. 올시즌 2경기에서 전북이 이기지 못한 유일한 팀, 전남의 힘을 보여줬다. 85분간 이기던 경기를 내준 후 아쉬움은 더 컸다. 특히 종료 직전 페널티킥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2라운드까지 3위권을 꾸준히 유지해온 전남이 3라운드 4경기에서 1승1무2패를 기록했다. 최근 3경기에서 1무2패, 인천, 전북에 잇달아 패했다. 상위 스플릿의 마지노선인 6위로 내려앉았다. 2연승을 달린 7위 인천이 승점 2점차로 추격중이다.
3라운드 첫 4경기는 치열했다. 지난달 26일 제주와의 홈경기는 김병지의 700경기였다. 3대1로 승리하며 골깊은 '제주 징크스'를 넘었다. 12일 올시즌 홈에서 유일한 패배를 안긴 광주를 상대로 원정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15일 안방에서 인천에게 0대2로 졌다. 인천전은 늘 그렇듯 전쟁이었다. 그리고 19일 전북 원정,선전했지만 실수로 인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전남의 상승세가 주춤했다. 그러나 노 감독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전북전에 대해 "선발로 나선 선수들이 생각대로 잘해줬다. 한번의 실수로 경기 분위기가 바뀌었지만, 축구를 하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다. 툭 털고 일어서겠다"고 했다. '반전'을 다짐하고 있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은 확고했다. 포항, 부산, 성남, 대전, 울산, 수원, 서울과의 7경기가 남아 있다. "마음을 비우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제주 인천 광주 전북까지 초반에 어려운 상대와 계속 붙었다. 남은 7경기, 충분히 준비를 잘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각오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은 23일 광양전용구장에서 펼쳐지는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 홈경기에서 3위 포항과 맞붙는다. '포스코 형제' 더비다. 전남은 2009년 10월11일 이후 한번도 포항을 이기지 못했다. 13경기 무승(5무8패)이다. 노상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시즌 4월15일 첫 원정에서 1대4로 대패했다. 올시즌 최다 실점이다. 7월 1일 안방에선 0대0으로 비겼다. 전남은 '포항 징크스' 타파와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3위 포항 역시 치열한 상위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전남전 승점이 절실하다. 4위 성남, 5위 서울과 승점이 41점로 같다. 울산전 무승부까지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로 분위기는 좋다. 지난해까지 전남에서 활약한 공격수 심동운이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중이다. 달아나야 하는 포항과 '반전'이 절실한 전남의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전남은 안방 강호다. 홈 승률이 69.2%로 전북에 이어 리그 2위다. 올시즌 홈에서 광주, 인천에 단 2패만을 기록했다. '동아시안컵 우승 멤버'로 슈틸리케호에서 나란히 데뷔전 데뷔골을 쏘아올린 김승대와 이종호의 '골잡이' 자존심 대결도 흥미진진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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