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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풀타임 레바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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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은 A대표팀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2014년 12월 처음으로 슈틸리케호에 합류했다. 테스트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제주도에서 K리거와 J리거들을 불렀다. 정우영은 "사실 그 때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한 달 후가 아시안컵이었다.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있는 상태였다. 내가 간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슈틸리케 감독님께 내 존재 자체를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6월에 기회를 잡았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꾸준히 슈틸리케호에 이름은 올렸다. 하지만 주목받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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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레바논전에 나섰다.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정우영에게 역할 변화를 주문했다. 이전까지는 공격적인 역할도 맡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보다는 수비형으로 뛰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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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미드필더는 자신있었다. 2008년 경희대 입학 이후 줄곧 맡아왔던 포지션이었다. 원래 울산 학성고 시절까지 정우영은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공격만 했다. 반쪽짜리 선수였다. 경희대 입학 후 김광진 감독이 수비형으로 전환을 추천했다. 정우영은 "사실 빠르지도 않았다. 대신 체격 조건이 좋았고, 패스 센스는 있었다. 공격형 미들필더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난의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힘들었다. "1학년 내내 '내가 이렇게 축구를 못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한 그는 "3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고 했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그해 덴소컵은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고무열(25) 신진호(27·이상 포항) 배천석(25·부산) 이승기(27·상주) 배일환(27·제주)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했다. 그 가운데서 고무열과 함께 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J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011년 교토 상가에 입단했다.
2011년과 2012년 교토에서 검증받은 정우영은 2013년 주빌로 이와타로 임대되어 갔다.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내 고난의 시간이 찾아왔다. 시즌 중간 주빌로 이와타의 감독이 바뀌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3, 4위결정전에서 한국에 패배를 맛봤던 세키즈카 다카시 감독이었다. 감독은 정우영을 외면했다. 백성동(24·사간 도스), 조병국(34·촌부리FC)도 함께 벤치신세였다. "그 때는 정말 잊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2014년 빗셀고베로 이적했다. 2015년에는 주장까지 맡았다. 올 시즌 J리그에 유일한 외국인 주장이었다. 브라질 출신 넬싱요 감독의 배려였다. 정우영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비셀 고베를 이끌었다. J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레바논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철저하게 자리를 지켰고, 상대의 역습을 제일선에 차단했다. 앞선에 있는 기성용과 권창훈에게 볼을 공급했다. 3대0 완승의 기반을 닦았다.
"경기 끝나고 (김)영권이가 '지금 레바논이 약해진 건지 아니면 우리가 강해진건지 모르겠다, 그만큼 어렵지 않았다'고 말하더라. 우리는 조직적으로 경기했다. 슈틸리케 감독님의 말대로 전방 압박이 주효했다. 우리의 개인 기량도 좋았다. 만족한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해서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수들이 동기 부여를 하게 만든다. 지금 대표팀은 경쟁 구도가 잘 갖춰졌다. 모든 선수들이 자극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기 자신이 '경쟁의 증거'라고 했다. "레바논전에서 다들 (박)주호 형이 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뛰었다. 선수들이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 누구도 안심할 수는 없다.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쟁의 증거' 정우영은 두가지 꿈을 꾼다. 하나는 기성용과 호흡을 맞춰 강호들을 상대하는 것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브라질과 준결승을 했다. 그 때 내가 교치투입돼서 (기)성용이 형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섰다. 그때는 잠시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월드컵 최종 예선 그리고 월드컵 본선, 강호들과의 평가전에서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나설 수 밖에 없다"며 "그 때 내가 (기)성용이 형의 총알받이가 되고 싶다. 뒤에서 잘 받치고 든든한 반석을 닦고 싶다"고 기대했다.
두번째 꿈은 '우승'이다. 프로무대에 온 뒤 아직까지도 우승이 없다.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밥먹듯 해오던 우승의 기쁨을 다시 느껴보고 싶단다. 정우영은 "프로 무대 우승이 절실하다. 내가 희생해서, 우리 팀이 우승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베(일본)=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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